네가 커피를 마셔서 그래

난임을 이기는 스트레스 방지법

by 로에필라
Difficult roads often lead to beautiful destinations.
The best is yet to come.
때로는 힘든 길이 아름다운 도착지로 이끌어준다.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 Zig Ziglar (지그 지글러)




나는 지금까지 내가 예민하다는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난임을 겪으면서 내가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임신 관련해서 상처를 주는 말들을 했고, 그 말들에 괴로워하는 시간이 늘어갔다.


차츰 인간관계를 줄이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임신의 최대 적이라면, 나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을 차단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미 아이가 있었다면, 그 모든 말들은 웃으며 넘길 정도로 사소한 말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임을 겪으며 한없이 작아지고 있는 나에게는 모든 말들이 비수가 되어서 내 심장을 찔렀다.


"네가 잘 안 먹어서 그래."

"네가 커피를 마셔서 그래."

"몸이 차서 임신이 안 되는 거야."

"왜 병원을 다녀? 한의원 가라니깐."

"한약을 왜 먹어? 빨리 시험관 해."

"나이가 많아서 그래."


모든 말들은 다 나를 탓하는 말들이었다.

임신이 안 되는 것을 나의 노력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고 그런 말들에 신경 쓰는 나를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갔다.


쉽게 임신했던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를 지지해 주면 좋을 텐데 날 생각해 준다는 미명 아래 나를 상처 주고 있었다.


요즘엔 그러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임신이 될 때까지는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임신을 대화 주제로 올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그런데 왜 내가 좋아하는 거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해?


커피의 효능에 대해서 눈감고도 읊을 정도이다.

커피가 그렇게까지 몸에 안 좋은 건 아닌데 왜 어르신들과 한의원에서는 커피를 먹지 말라고 할까?


커피를 먹을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끊었다가 다시 먹었다 반복한다.


나한테 있어서 소소한 기쁨은 커피숍에서 달달한 케이크와 커피를 먹는 건데 그걸 못하게 하다니 너무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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