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받는 것 같아

나팔관 조영술 후기

by 로에필라
Take a step back today, look at all those beautiful things you have.
오늘 한 발짝 물러서서 당신이 가진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보라.
- Rick Warren (릭 워렌)




'나팔관 조영술'은 조영제를 넣어서 양쪽 나팔관으로 조영제가 잘 빠져나가는지 확인해서 나팔관이 막혔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다.


무엇보다도 알음알음 떠도는 말에 의하면 나팔관 조영술을 하면 나팔관이 뚫려서 몇 달간은 임신 확률이 올라간다고 한다.



나팔관 조영술은 생리가 끝나고 일주일 정도 지나고 나서 하게 된다.

더 늦어져서 배란 이후에 하게 되면 임신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받는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인터넷으로 나팔관 조영술에 대해서 검색해 보고 후기가 좋은 병원으로 주말에 예약을 잡았다.


남편과 함께 긴장된 마음으로 병원으로 향했다.

이 시술에는 엄청난 고통이 수반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어서 더 긴장되었다.


나팔관 조영술을 받는 동안에 확실히 아팠다.

어찌나 아픈지 나도 모르게 자꾸만 몸에 힘이 들어가서 간호사가 계속 힘 빼고 심호흡을 하라고 말해주셨다.


조선시대의 독립투사들이 일본군한테 받던 고문 중에는 고춧가루 넣은 물고문이 있다는 장면을 티브이에서 다큐멘터리로 봤었다.

나팔관 조영술을 받으며 자꾸만 물고문이 생각났다.

나의 작은 관에 억지로 압력이 높은 액체를 아래로 집어넣으니 나팔관이 팽창해서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머릿속이 새하얘 질정도로 아찔한 고통이 찾아왔다.


다행인 건 빨리 끝났다는 것이다.


짧고 굵게 5분에서 10분 정도 고통이 지나가고 의사 선생님께서 정상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하늘을 나는듯한 기쁨을 느끼며 집에 왔다.

나팔관이 정상이니 자연스럽게 임신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도 한참이나 임신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마냥 기대감에 젖어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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