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his griefs are a joy long after to one that remembers all that he wrought and endured. 자신이 공들이고 견뎌낸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슬픔조차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기쁨이 된다. - Homer (호메로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난포 여러 개 중에서 한 달에 하나의 난포가 커져서 우성 난포가 된다. 충분히 자란 난포는 터지면서 난자가 나오는데, 그게 배란이다. 나는 여러 개의 난포가 조금씩 자라고, 배란이 잘 안 되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다.
"또 안 됐네요."
"네......"
과배란을 시켜주는 약인 '클로미펜'을 복용하고 있다.
방문했던 병원들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배란을 도와주는 '클로미펜'이 좋다고 했다.
'클로미펜'을 받으러 병원에 가는 날이 싫다.
내가 또 임신이 안 됐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날이기 때문이다.
"하... 우울해."
보통 '클로미펜'은 생리 시작일로부터 2~3일 된 날부터 1알에서 4알까지 5일간 복용한다. 클로미펜 복용 후 배란이 잘 이루어지면 생리 14일 이후에는 다시 병원에 방문해서 질초음파로 난포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확인한다. 나의 경우는 생리 후 11일, 14일, 그리고 경과를 봐서 두어 번 더 방문한다. 그야말로 난 배란이 언제 될지 모르는 '배란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리 캘린더가 일기장이 되어버렸다.
생리 날짜는 기본이고 배란일 전후로 해서 각종 증상들이 빼곡히 적혀있다.
생리 캘린더의 기록 중 클로미펜 복용에 대한 것을 꺼내봤다.
과배란을 시켜주는 약인 '클로미펜'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2번째 클로미펜 복용기
생리 3일 차부터 5일간 '클로미펜'을 2알씩 복용했다.
생리 시작하고 14일째 되는 날 병원을 방문했는데 난포 크기가 겨우 1.3cm밖에 되지 않았다.
생리 시작일로부터 20일 차에 방문한 병원에서 난포 하나가 잘 자라고 있으며 크기가 2.0cm라고 난포 터지는 주사를 놔주셨다.
그리고 이틀 후, 배란통이 심하게 느껴져서 배란이 되었다는 확신이 왔다.
이번 달에는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노력했으니 제발 임신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3번째 클로미펜 복용기
눈물이 흐른다.
늦게 결혼한 게 속상하고 늙은 부인이라 미안하고 임신이 잘 안 돼서 미안할 뿐이다.
지난달에 배란이 늦었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께서 이번 달에는 '클로미펜'을 생리 4일 차부터 3일씩 5일 동안 복용하라고 하셨다.
생리 15일 차 산부인과를 방문해서 질초음파를 봤는데 하나 커지는 난포가 없이 비슷비슷하게 난포들이 있다고 하셨다.
이렇게 힘이 분산되면 배란이 힘들다고 하셨다.
생리 20일 차 방문한 산부인과에서 질초음파를 봤는데 2.6cm의 뭔가가 보이지만 난포일 수도 있고 물혹일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이번 달은 배란이 안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게 뭔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았다.
지난달에는 선명하게 2.0cm의 난포를 초음파로 확인했던 터라 실망이 더 컸다.
아이가 언제 와주려고 하는지 밤새 눈물이 났다.
나만큼이나 아이를 기다리는 남편에게 너무 미안해지고 속상해서 자꾸 눈물이 난다.
언젠가의 클로미펜 복용 후기
'클로미펜'을 생리 3일 차부터 4알씩 5일 동안 복용했다.
생리 시작 14일 차에 집 근처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난포가 제대로 자란 게 없다고 이번 달에는 그냥 놔두고 다음 달에 생리 시작하면 다시 오라고 하셨다.
나는 이번 달에도 포기할 수 없으니 다시 배란초음파를 봐달라고 했다.
토요일에 배란초음파를 봤는데 난포 크기가 1.8cm 정도 됐다.
의사 선생님은 고민하시다가, 아직 난포 주사를 놓기엔 크기가 조금 작으니 월요일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사실 회사 근처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1.8cm에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았던 적이 있었는데,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께서는 2.0cm가 넘어야지 난포 터지는 주사를 줄 수 있다고 하셨다.
그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배란초음파를 봤다.
난포 크기가 2.4cm라고 해서 생리 20일 차에 난포 주사를 맞았다.
너무 기뻤다.
배란초음파를 보고, 배란일을 추측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클로미펜 복용 실패후, 1년이 돼가는 지금은 '클로미펜'을 4알씩 복용하고 있다.
내성이 생겼나 보다.
처음 4알을 복용할 때는, 생리 후 14일에 딱 맞춰서 난포가 적당히 잘 자라줬었다.
이제는 4알을 복용해도 14일째에 배란이 되지 않고 일주일 정도 더 키워야지만 배란이 될 정도로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