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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에필라 Mar 20. 2023

내가 대신 임신해주고 싶어

내가 해마였으면 좋겠어

난자채취 이틀 전 마지막 배주사 오비드렐을 맞았다.



저녁 8시 시간을 맞춰서 맞아야 하기 때문에 알람을 맞췄지만 7시 50분부터 계속 핸드폰 시계를 보고 있었다.



거실에서 배주사를 맞고 안방에 돌아와서 남편에게 주절 주절댔다.



"오늘은 처음으로 배에서 피가 났어. 주사를 잘못 놨나 봐."


남편은 나를 보며 말했다.

"내가 대신 임신해주고 싶어. 힘들잖아."


"아니야. 나 안 힘들어. 나는 집순이니까 내가 임신하는 게 나아. 당신은 바깥활동 하면서 다녀야지. 임신하면 안 돼."


"내가 해마였으면 좋겠어"


"왜?"


"해마는 수컷이 임신하잖아."


남편의 말에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

이렇게 생각해 주는 마음으로 예쁜 말을 해주는 남편이 있기에 시험관 과정도 하나도 힘들지 않다.


남편과 함께 기도를 했다.


"시험관을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과정으로 서로를 더 배려하고 아껴줄 수 있게 됨을 감사합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힘든 순간이 와도 불평하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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