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나인데, 캐러멜마끼아또나 바닐라라테 같은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하루에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아메리카노보다는 조금 더 특별한 메뉴가 끌렸나 보다.
당연히 과일도 많이 먹었다. 새콤한 게 끌려서 뷔페에 가면 파인애플을 그렇게 많이 먹고, 평상시 귀찮아서 안 깎아먹던 사과도 아침에 두 개씩 깎아서 남편과 함께 먹었다. 남편은 날 부추기며 더 많이 먹이려고 하는 듯 딸기와 황금향을 박스째 사 줬다.
"모유수유하면 매운 것, 차가운 것 못 먹는데."
미래의 나를 위해서 저축이라도 하듯 매운 음식들과 아이스크림은 계속해서 먹었다. 그러다 보니 겨울이 되니 지방이 많이 축적이 되어서 평상시 입던 외투에 팔도 들어가지 않았다. 남편은 저녁에 매운 뼈찜이나 매운 찜닭 같은 메뉴를 자주 배달시켜 줬다. 떡볶이도 맵게 만들어주면서 자꾸 날 사육했다.
매운 걸 잘 못 먹던 나였는데 임신하고 나서 매운 음식을 자주 먹어서 이젠 제법 매운 것도 잘 먹는다.
다리에 살이 찐 것도 웃겼다.
나는 뼈대가 얇은 편이었는데, 종아리에 통통하게 살이 붙다 보니 뼈도 굵어 보였다.
"엄마, 나 60킬로 넘었어요."
라고 말했을 때 엄마가 놀라면서 웃던 게 기억난다.
엄마한테 복부에 살찐 건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던 나였는데, 엄마와 같은 몸무게가 되다니!
아기 몸무게와 양수량을 감안해도 많이 찌긴 했다.
임신 후기에 들어서자 아이 낳고도 몸무게가 그대로일까 봐 두려운 마음에 음식을 조금 자제했더니 남편은 계속해서 먹으라고 한다. 괜찮다고 살 다 빠진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