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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별 Dec 09. 2022

저만의 학급 내 다툼 상담 루틴

얘들아.. 그만 좀 싸우렴.


  가면 갈수록 가정에서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아이들의 마음은 더 힘들어 보여요. 그래서 제가 처음 교사 생활을 할 때보다 상담센터에 다니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선생님들께서도 가면 갈수록 학급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죠. 저도 아직도 힘이 들지만 그래도 사용해 온 방법들을 공유합니다.     


<저학년과 고학년의 공통으로 중요한 점!(저 경력 선생님들 참고)>


1. 조용한 곳에서 따로 상담을 실시한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혼나거나 갈등을 해결할 경우, 시끄럽기도 하고 아이들이 있으면 수치심이 들 수 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의 조용한 교실이면 가장 좋겠지만 최소한 교실을 벗어나서 이야기하기를 추천드립니다.     


2. 무조건 기록한다.

기록은 기본 중의 기본이지요. 학급 일지에 적어야 하고, 10년은 갖고 계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3. 한 명씩 돌아가며 시간 순서대로 사실을 쭉~ 적는다.

선생님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도록 합니다. 싸운 친구를 바라보면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싸움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선생님만 바라보고 이야기하도록 말합니다.     


4. 마음을 읽어준다.

T.E.T나 기타 상담 서적들에서 나온 기본이지요. 아이들은 대부분 이유가 있고, 악한 마음에서 억울한 점을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선생님은 속으로 괘씸하실지라도 그래도 아주 조그마한 이유를 찾아 마음을 읽어주면 감정이 풀리며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됩니다.

예- 선생님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랬구나. 선생님이 들어보니 둘 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5. 시간을 갖는다.

물론 바로 해결하면 좋겠지만, 요즘 많이들 하시는 ‘회복적 생활교육’에서는 바로 사과하고 끝내는 것은 어른의 강요에 의한 억지 화해일 뿐이라고 이야기를 해요. 감정이라는 것은 파도와 같아서 사그라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사람마다 다르지요. 저 같은 경우는 “친구와 풀고 싶은 마음이 있니?”라고 물어보고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 경우 하루, 이틀, 일주일, 길게는 한 달까지도 기다려봤습니다.      



<고학년의 경우>


1. 사과하는 시간은 빠져주기.

선생님이 보고 있을 때 사과하면 사과를 검사받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아무래도 자발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갈등의 주체들이 모두 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저는 자리를 빠져줍니다. 이렇게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는 시간은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업 시간을 조금 초과해서 대화하더라도 약간은 허용해주었습니다.     


2. 스킨십과 공감하기!

고학년의 경우 ‘이 선생님이 진정한 나의 편인가’를 학기 초에 간을 볼 때가 많습니다. 저는 약간의 과장을 섞어서 래포를 형성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특히 삐뚤어진 아이들에게 효과를 볼 때가 많았는데요. “나도 어렸을 때 그랬어~, 나 어렸을 때랑 너는 참 비슷하다., 나 같은 경우는...”이렇게 선생님과 공통점을 형성하고, 등을 쓰다듬어 주거나, 눈을 맞추며 (학기 초에 일부러, 그 아이가 싫더라도 하셔야 합니다. 특히 전년도 담임선생님에게 설명을 받은 아이일수록!)

이렇게 하다 보면 진심으로 공감하게 되고, 어떤 경우에는 같이 상담하는 아이들과 저 모두 펑펑 울며 껴안고 감정의 폭발(모두의 마음 열림)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한 해가 부드럽게 흘러갔던 경우도 있지요.

아! 그리고 저의 생각인데요.. 부모님들이 아무래도 고학년이 되면 스킨십을 예전보다 안 해줘서 담임선생님이 어린 시절처럼 우쭈쭈 해줬을 때 조금 더 마음을 쉽게 여는 것 같았어요!     


3. 학교 상담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다.

저 같은 경우는 학교 상담 선생님을 전담 시간에 먹을 것을 조금 들고 가서 수다도 떨고, 학급 이야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을 상담실과 연계하여 효과를 많이 보았어요. 아무래도 전문적인 지식이 있으시고,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아이들이 전과는 확연히 다른 행동을 보였답니다.     



<저학년의 경우>


1. 싸울 거리를 애초에 만들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라!

저학년들은 감정이 상한다거나 전부터 앙심이 있어 은근하게 갈등이 생기는 고학년과는 달리 교실에서 뛰다가 부딪히거나, 통로를 비켜주지 않는 등 사소한 일에서 충동적인 갈등이 많습니다. (물론 유치원 때부터 쌓인 감정, 학기 초부터 생긴 나쁜 감정으로 인한 갈등도 있지요) 그러므로 저학년이시라면 우리 학급에서 가장 빈도수가 높은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분석하셔서 그것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야할까를 고민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교실에서 부딪히는 문제와 원하는 것을 시비조로 말하는 경향들이 있어서 3월 초부터 ‘교실에서 위험하게 뛰지 않기’ /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나 메시지’로 말하기 등을 집중적으로 훈련하였습니다.


2. 가정의 도움을 받는다!

저학년의 경우 고학년에 비하여 집에 계신 어른들의 훈육이 통하는 편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하이클래스’라는 어플을 학교에서 사용하여 학부모님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가 매우 수월했습니다. 학기 초에 저의 교육관과 갈등 해결 방법을 하이클래스에 공지하고, 가정에서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수시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들어 아침에 만나서 등교하는 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만나서 등교를 한다면 다른 친구의 소외감, 시간 약속 갈등 등 갈등 요소가 많으므로 집에서 바로 등교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협조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보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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