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식인의 서재 Jan 26. 2021

간헐적 단식-식사를 거절하는 방법

안 먹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단식은 무척 외로운 길이다. 

다들 맛있는 것을 먹고 있을 시간에 나는 안먹고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안 먹고 있는 사람을 절.대. 가만두지 않는다. 

왜 안먹냐, 안먹으면 쓰러진다, 늙어서 고생한다.. 어떻게든 먹이려고 난리다. 

특히 가족들이 그런다. 

일부러 막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더 만들어서 내 코 앞에 갖다두기도 한다. 

왜 단식을 하냐, 니가 뺄 살이 어딨냐.. 는 소리도 해가며. 

일일이 매번 설명하기도 힘들다.  

그럴 때 어떻게 거절해야 할까? 

저 단식 중인데 단식은 이런 것이며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안먹습니다 

라고 말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뭔 헛소리냐 얼른 처묵으라 

..... 라고 하신다......


나도 여러가지 변명을 해보고 설득도 해보고 했는데 

내 경험 상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 두가지였다. 


1. "제가 혈당 조절 중이어서요" 

- 절대 "살빼려고요~" 라고 하면 안된다. 사람들은 당신이 살을 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당신이 계속 살이 쪄 있는 상태로 있기를 원한다. 그래서 살 빼려고 안먹는다는 얘기는 거의 항상 역풍을 맞는다. 일부러 더 먹이려고 달려들테니. 혈당이 너무 높아서 건강관리 차원에서 조절중이다 라고 말 하면 사람들은 거의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냥 불편한 주제거나 잘 모르는 주제라서 그런 것 같다. 


2. "먹고 와서요"

- 이건 대가족이 모였을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인데 그냥 먹고 왔다고 한다. 그것도 아주 방금! 먹어서 너무 배가 부르다고 막 오버하며 얘기한다. 그러고나서 내가 먹어야 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그때 먹는다. 


요즘은 저런 말을 할 기회가 거의 없다.

코로나 때문에 같이 먹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요즘은 그냥 먹으라면 먹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신 그 전에 굶고 간다. 

먹으라고 할 때 마다 안 먹던 애가 이젠 먹으라고 하면 잘 먹으니 

부모님은 좋아하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