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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waiii May 12. 2022

좁은 방, 멈춤

그 단어를 절대 쓰지 않고 그 단어를 표현하기

목적 : '좁은 방'과 '멈춤'처럼 특정 소재에 대한 글을 쓰는데, 그 단어를 쓰지 않고 표현하여 사물을 다각적으로 보는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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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


창틈 사이로 들어온 아침 햇살은 전등이 필요 없을 만큼 환하다.


손 뻗으면 1인용 냉장고가 닿고, 발 뻗으면 전등 스위치가 닿는다.


꿉꿉한 실내 공기를 환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3분간 창문을 연다. 


3분이 길어보이지만, 3분이면 새 공기가 냉장고와 바닥 사이의 빈틈까지 닿기에 충분하다. 


창문을 닫고 라꾸라꾸를 접어 옷을 갈아입을 공간을 만들고 출근한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푹 쉴 생각만 한다.


한 발자국만 걸을 수 있기 때문에 휴식 말고 할 게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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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


나는 도심 속 닭둘기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


닭둘기들은 푸드득 날개짓 하는 척만 할 수 있는게 아니라, 그 아이들도 울 줄 안다.


산을 바쁘게 오르면 앞사람 발걸음만 보게되고, 산을 바쁘게 내려오면 앞사람 뒤통수만 보게된다.


닭둘기의 울음소리를 내가 안듣고 못들은 것이고, 산의 비경을 내가 안보고 못본 것이다. 


내가 뛰든 걷든 서든 눕든 관계없이, 세상은 스스로 고유한 멋을 지닌다.


옆사람 앞사람 뒷사람들이 어떻게 걷고 뛰고 있었는지 비로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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