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서울에 자주 놀러 간다.
특히 한강 이북, 과거 모습이 아직 남아 있는 곳을 찾아서 지하철을 탄다
강남은 너무 부담스러워서일까? 주로 한강 이북 투어가 편하다.
학창 시절 동대문시장에서 짝퉁 나이키를 샀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서울구경은 나에게 또 다른 신세계이다
중학교 시절 유행했던 최애 품목은 누가 뭐라 해도 소니 워크맨이다. 용산/세운상가 등에서 용돈, 세뱃돈 등을 모아서 구입했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CD플레이어 , 현재 최신폰을 구매하듯 당시 소니 워크맨 아이와 파나소닉 등 일제 카세트 플레이어는 친구들의 부러움과 관심의 대상물이었다. (당시에는 일제가 제일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고 국산이 일제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생각도 못했던 것 같다. 요즘은 일제가 B급 취급되니 우리의 기술이 얼마나 높은 위치에 있는지는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
'카세트 플레이어' 이게 요즘은 동묘 벼룩시장이나 가야 볼 수 있는 것들로 전락하게 된 것이 너무 안타깝고 씁쓸하기도 하다. 요즘 아이들은 카세트테이프 자체를 모른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없어지기 시작한 물건들이기에 신기해하고 호기심에 구경도 한다. 그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오토리버스 기능, 이런 말들은 이제 사용하지 않는 용어가 되었다. 이어폰은 또 어땠는가? 지금의 에어 팟 등의 무선 이어폰을 끼는 요즘 젊은 청년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겠지만, 이어폰 하나도 일제로 끼고 버스를 타면 간지 난다고 생각했던 추억들을 아직 기억한다.
우리가 어릴 적 있던 주산학원, 웅변학원 등은 요즘에 찾아볼 수가 없다. 이제는 그러한 기능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주산학원의 추억 웅변학원의 추억은 40대라면, 거의 많은 이들이 공감은 할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 필요 없는 학원이었으나 돌이켜 보면 웃음 나게 하는 그런 것들,
언젠가부터 나는 그런 것을 발견하면 매우 반갑고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 거 같다.
나는 힙합 음악과 미국 익스트림 스포츠가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소할 때(지금도 마니아 들만 즐기긴 하지만...) 난 BMX 자전거와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힙합 음악을 즐겼다. 당시 나는 그것들에 미쳐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에 별로 감흥이 없다.
스케이트 보드로 알리(점프해서 장애물 넘기)를 하고 Bmx자전거를 타고 2단 점프로 장애물을 올라가는 기행들을 즐겼으며, 음악적 취향은 여전히 힙합을 좋아한다. (혼자 있을 때 힙합춤을 춰 보기도 하지만, 가끔씩 애들이 보고는 아빠가 왜 저러실까 하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요즘 유튜브로 스케이트 보드 동영상을 보며 다시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으나, 웃음밖에 안 나온다. 아직 할 수는 있겠지만, "남들이 어떻게 볼까?" 같은 신경을 쓰는 나, 이미 남들의 눈치를 보는 기성세대가 된 것일까?
내가 젊고 어린 시절에 가지고 즐겼던 그 무언가가 이제는 추억의 물건과 옛날 경험이 된 것은 더 이상 내가 청춘 (10~20대)가 아니라는 허전한 마음도 갖게 한다.
요즘, 사회를 이끄는 중심이 소위 말하는 X세대가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더 젊은 밀레니얼 Z세대가 중심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아직은 70년대 생 40대가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모든 CF도 70년대 태어난 X세대 중심으로 레트로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서태지의 '컴백홈'이 레트로 음악이 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하며 추억에 잠기게 된다
지금 다시 시간을 돌려 다시 하고 싶은 것 그런 것이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세월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지 새삼 느껴지는 휴일이다
동묘역에 내려 수많은 인파들에 들어가는 순간 코로나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광경을 보게 된다. 정말 사람이 너무 많다. 이 사람들이 이곳 동네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더욱 위험해 보인다. 아무튼 사람은 콩나물처럼 빼곡하게 많다.
동묘 주변을 거닐면서, 여러 가지 구제의류와 각종 골동품의 위치에 있는 물건들을 보게 되는 데 우리 부모님 세대의 물건부터 어린 시절 가졌었던 무언가가 보일 때 난 '현재의 하찮은 물건 포장지 하나도, 미래엔 소중한 레트로 기념품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니 워크맨, 필름 카메라, 동그란 딱지, 옛날 우유병, 주스병 등 지금은 사용 안 하는 여러 가지 것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제는 새것으로 사고 싶어도 못 갖는 레트로 물건들... 그 사이 과거를 추억하는 나를 발견한다.
나는 가끔씩 휴일에 종로 광장시장부터 동대문 동묘 벼룩시장을 거쳐 청량리 경동시장까지를 도보로 투어하고 나면, 운동과 동시에 삶에 대한 힐링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말 그대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촬영을 하 듯 이곳저곳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구경하고, 무엇에 이끌려 구매도 하면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게 주말을 보낼 때 나름 외국에서 관광하듯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재미있다. 또한 제2코스로 이태원에서 서울역을 거쳐 명동 일대를 투어하고 남산 돈가스 먹기 그리고 을지로에서 노가리에 생맥주, 무슨 외국인들 관광 코스처럼 미리 코스를 정하고 서울시내를 도보로 이동하며 즐기는 것이 가끔씩 주말 계획이 돼버렸다.
주말의 도심여행은 나를 미래 걱정에서 해방시켜주고 현재의 도시를 즐기게 해 주며 과거를 회상하는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 준다.
세상은 참 빠르게 변화되고 현재 중요하게 여기고 꼭 필요했던 물건이나 기술 등이 미래에는 안타깝게도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추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현재에도 계속 과거를 만들고 미래를 기대하며 살아간다.
이번 주말 코로나 확산세가 너무 심해져서 서울 투어는 잠시 접어 둬야겠지만, 각자 나름대로 힐링이 되는 휴일을 즐기기 위한 계획을 한번 짜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