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멸도(苦集滅道)
“병들어 죽게 되어도 감사합니다. 하느님 앞에 감사할 것밖에 없습니다.”
어제 누나로부터 글 한편을 전달받았다. ‘감사’에 대한 글이다. 1976년 고치기 힘든 척추암 3기 판정을 받은 미국인 실업가 스탠리 탠 박사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들은 약으로도 수술로도 고칠 수 없는 병의 진단을 받은 탠 박사를 걱정하였으나 몇 달후 그가 다시 출근하자 깜짝 놀라서 “아니 어떻게 병이 낫게 된 것입니까?”
라며 물었다. 그는
“전 하느님 앞에 감사만 했습니다.
그랬더니 병이 다 나았습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전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병들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병들어 죽게 되어도 감사합니다.
저는 죽음 앞에서 하느님께 ㄷ
감사할 것밖에 없습니다.
살려주시면 살고 죽으라면 죽겠습니다.
하느님, 무조건 감사합니다. “
누나의 “꼭 읽어보라”는 메시지도 함께 받아 읽어보니 이 내용이 정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우리 몸은 이러한 작용이 가능한 것이구나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은 우주에서 볼 때, 먼지 하나와 다를 바 없는 미미한 존재로 태어난다. 태어나 엄마를 배우고, 말을 배우고, 나를 배우며, 세상을 배워 나간다. 그렇게 애기는 많을 것을 배워 나간다. 배우는 것을 공자는 ‘인생(또는 군자)제일락’이라고 하였듯이 우리에게 배움은 정말로 중요하다. 엄마가 웃어주고 이름을 불러줄 때 애기는 안심이 된다. 나를 보호해주고 있음을 느낀다. 엄마의 마음을 느끼고 통하게 된다. 얼굴 표정만 봐도 금방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다. 애기는 자라며 엄마의 많은 것을 배운다. 이렇게 애기는 가족을 배우고 친구를 배우고 세상을 배운다. 그러면서 애기는 차츰 자신의 세상을 넓혀 나간다. 마치 산마루에 떨어진 빗방울이 계곡을 흘러 웅덩이에 고였다가 개천으로 나아가고, 강으로 나아가고 드디어 바다로 흘러가듯이 세상의 바다로 나아가며 세상을 배운다.
그러면서 아이는 세상과 소통하며 또 한편으로는 유전자를 통하여, 바다에서 생명이 생긴 태고 이래로 누적되어온, 그리고 인류가 시작되고 나서 우리 조상들이 쌓아온 엄청난 정보들을 배우며 장착하게 된다. 사소하게 보이는 일상사에서부터, 학문의 세계, 온갖 세상과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정보들이 우리에게 전달된다. 이러한 엄청난 정보의 누적은, 결국 먼지 같은 존재가 이 광막한 우주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 기원에서부터 진화의 비밀까지도 규명하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업적을 이루어 내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인류에 이르러 이런 엄청난 일이 가능해졌을까? 나는 우리 두뇌 신경들의 거의 무한한 연결 루트를 들고 싶다.
우리의 기억은 시냅스 루프의 형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 뇌는 약 천억 개의 신경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신경은 또 수천 개에 달하는 시냅스를 갖고 있어 시냅스 연결 방법의 수는 무한하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엄청나다. 물론 이러한 시냅스 루프의 숫자로만 따지면 다른 영장류의 경우도 엄청나게 많으나, 인류의 두뇌에 이르러 습득할 수 있는 정보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임계점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임계점이란 물이 100도에 이르면 끓기 시작하며 부피가 갑자기 1000 여배로 늘어나는 새로운 기체 상태로 전환하는데 이렇게 상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경계점을 임계점이라고 한다. 인류에 이르러 뇌신경 연결이 임계점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우리 뇌는 지금 당장 우리에게는 불가능해 보이더라도 목표 또는 타깃을 확실하게 설정하고 나면 결국 연결 루트를 찾아내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쌓아온 두뇌의 누적된 어드벤처를 통해 인류의 문명이 발전해왔고 우리 몸이 진화되어 왔다. 우리의 몸과 두뇌는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고 생명과 의식의 비밀까지도 말하는 단계에 와있다.
이렇게 고도로 진화한 몸과 두뇌를 갖고 있는 현대인이 왜 늘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인가? 우리의 스트레스(또는 고통)는, 우리 마음의 집착심에서 오는 것이라고 이미 부처님께서 사성제(고집멸도; 苦集滅道)를 통해 갈파하셨다. 우리가 집착할 때, 뇌신경들의 무한한 연결 가능성이 집착 대상과 “나”의 양자 간 관계로 추락해 버리고 말게 된다. 날아다니는 새가 한쪽 날개에 집착하면 추락해 버리듯 집착은 미묘한 조화와 균형을 깨뜨리며 우리 고통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결국 고도로 진화한 우리의 몸과 두뇌가 자기 파괴적 집착에 의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집착을 놓아버림으로써 고통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사성제의 가르침이다.
스탠리 탠은 죽음을 바로 앞에 두고 모든 욕망과 집착을 놓아버리고 마음을 완전히 비웠다는 것을 우리는 느낄 수 있다. 그럴 때 우리 몸과 두뇌는, 집착심에서 생기는 부정적 뇌의 신호들이 사라지고, 비로서 자유를 얻어 몸의 치유를 시작할 수 있다. 생명 출현 이래의 억겁의 지혜가 누적된 두뇌 신경의 유전자들은, 아무런 욕망의 간섭을 받지 않으며 몸을 치유하기 위해 작동하기 시작한다. 우리 몸 자체의 신호 체계가 고장난 것인데 자신의 몸과 두뇌 이외에 다른 누가 어떻게 이를 치유할수 있을까? 스탠리 탠은 몸을 치료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을 택한 것이다. 다시금 우리 몸과 마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는 글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