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 명상법

왜 명상이나 참선을 배우기가 힘든가?

by 방석천

이번 여름에 2주간 만트라 명상 템플스테이에 다녀왔다. 만트라 명상 수련에서는 다른 명상들에 비해 훨씬 과학적인 모델을 갖고 수행인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동안 혼자 명상 이나 참선을 좀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가지던 답답함을 상당 부분 풀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생각이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생각은 뇌의 한 신경에 작동 전위가 발생하여 관련 신경 군에 전달되며 전류가 흐르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생각이 많고 복잡하게 일어나면 머리에서 열이 난다. 전기 기구에 전류가 많이 흐르면 열이 많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전기전자 기구가 열이 많이 나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타버린다. 우리 뇌도 생각을 많이 하면 머리에 열이 나고 아파진다.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고 계속되면 오작동을 일으키게 된다. 뇌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상태를 줄이려면 생각을 줄여야 한다. 명상은 생각 줄이기라고 할 수 있다. 간화선의 화두, 묵조선의 관, 염불, 기도 등이 모두 생각을 줄여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만트라 명상도 만트라(특정한 의미가 없는 한 句)를 통해 생각을 줄여나간다. 명상 수행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휴식을 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이다.


상 수행인들이 가지는 어려운 점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향하여 가고 있는지 감을 잡기가 매우 힘들다는 데 있다. 궁극적인 명상의 또는 의식의 지향점을 이야기 하나 과연 그 지향점이 일반 수행인들이 도달할 수 있는 곳인지 이상적인 목표인지 알기가 힘들다. 또 목표를 향해가는 수행 방법 또한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접하기가 힘들다. 만트라 명상은 그 목표점과 방법이 훨씬 구체적이고 이해하기가 쉽다. 이는 설립자 마하리쉬 요기가 물리학을 공부한 과학도였고 과학적 모델을 바탕으로 TM 상(초월명상 또는 만트라 명상)의 목표와 수행방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TM 명상의 모델은 우리 의식(마음)의 모델로서 물리학에서 흔히 쓰는 어떤 시스템의 상태를 나타내는 모델과 매우 흡사하다. 물리 시스템에서와 같이 마음의 상태를 여기 상태와 기저 상태로 구분하며 마음의 여기 상태(또는 흥분상태)는 떠오른 생각이 있을 때이고 기저 상태는 떠오른 생각이 없을 때를 말한다. 무념무상의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물리학에서는 대상 시스템(界)의 상태를 말할 때 기저 상태와 여기(또는 흥분) 상태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나처럼 명상이나 참선을 배우겠다면서도 선뜻 배우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우리가 오랜 전통을 가진 참선이나 명상을 배우는 상황에서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우리가 참선/명상 방법은 접하나 그 방법만이 전해질뿐 전체적인 맥락이 잘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두가 나오는 경우는 많은 경우 구체적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제자를 인도한 경우에 나올 것이나, 지금 우리는 그러한 상황과 맥락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보자, 무문관에 보면 향엄 선사의 ‘향엄상수’ 화두가 나온다. 지금 제자가 높은 나무에서 나무 가지를 물고 매달려 있다. 누가 와서 “조사 서래의 “ (달마대사, 중국 선종의 시조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온 뜻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무어라고 답할 것인가? 답하면 몇 길 아래로 떨어질 것이고 답하지 않으면 도를 구하는 제자가 구도의 질문을 외면하는 것이다. 답을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때의 답은 무엇인가?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 화두를 접할 때 좀 뚱딴지같은 화두라고 생각하기 쉽다. 제자는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다. 나는 이 화두를 ‘기능적 화두’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만트라 명상과 매우 비슷한 아이디어를 바탕에 깔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트라 명상이 전등의 밝기 조절 스위치처럼 서서히 생각을 줄여가는 스위치라면 이 화두는 일거에 생각을 꺼버리는 온/오프 스위치다. 만트라 명상은 만트라를 염송 하며 마음을 단순한 상태로 서서히 이끌어간다. 만트라 한 가지만 의식되고 있는 상태, 즉 단순한 하나의 생각으로 수렴하다가 이마저 놓아버리고 생각이 사라져 버린 뇌의 기저 상태로 가는 유연한 방법이다. 반면 이 화두는 생각 스위치를 순간적으로 꺼버리는 방법이다. 스승의 바람은 아마 이 향엄상수 화두를 받은 제자가 이 화두를 받고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생각이 꽉 막히는 그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며 마음의 기저 상태를 경험하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마음의 기저 상태를 경험하고 맛보는 제자가 얼마나 될까? 대신에 이러한 급격스위치를 꺼버리는 경우, 반사적으로, 이러저러한 많은 생각의 반향이 일어나게 되며 혼란을 일으키기 다. 이러한 반향 반응은, 사회에서 급진적 개혁이 점진적 개혁보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든 이유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견성성불이라고 하였다. 즉 자성 또는 본성을 보므로서 성불한다는 의미이다. 스승 없이 단지 문자로 전해져 오는 가르침에만 의존해야 하는 요즈음 수행자에게는 궁극도 중요하나 한 스텝 한 스텝을 비춰줄 실용적인 관점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욱이 요즈음같이 복잡다기한 세상에서는 ‘예스/노‘의 흑백 논리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관점에서 본성, 본면목 찾기도 실용적 관점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음이 한두 스텝 안정되면 그것으로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수행자에게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러한 일반 수행자를 위한 본면목, 자성의 실용 관점을 만트라 명상이 보여주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러한 역할을 해주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복잡하던 마음을 특별한 뜻을 가지고 있지 않는 만트라 一句로 수렴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궁극적으로 이 一句까지 놓아버리는 마음의 기저 상태 모델이 본성(또는 마음)의 실용 모델이라고 말하고 싶다.


뇌과학의 발달은 뇌의 작동을 과학적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요즈음 만트라 명상을 배우며 본성 또는 본면목에 대한 뇌과학적 모델을 찾은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만트라 명상법은 뇌과학적 모델 기저 상태에 이르는 기능적 명상법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러므로 물리학을 공부한 나에게는 다른 방법들에 비해 명상의 목적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듯하며, 불필요한 혼돈과 방황을 줄여주는 과학적 명상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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