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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팔가 광장에서는 비둘기를 어떻게 관리할까요? (2)

by 집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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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례4-2 #영국 #런던 #트라팔가광장


GLA와 단체가 비둘기 먹이주기를 두고 갈등을 빚는 동안, 공중에서는 또 다른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매 와 비둘기의 싸움입니다.


먹이주기 제한과 함께 리빙스턴이 선택한 방법은 매로 비둘기를 쫓는 것이었습니다. 훈련을 받은 매가 광장으로 출장을 오는 비용은 2003년 도입 당시 대략 시간당 55파운드(한화 약 10만 원), 하루 6시간정도 ‘임무’를 수행하는 조건으로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과연 합당한 지출인지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GLA의 입장은 확고했죠. 비둘기 배설물로 인한 청소, 시설 유지관리 비용과 비교하면 과도하지 않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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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이 조치에도 당연히 반기를 들었습니다. 비둘기를 내쫓는 효과도 떨어질뿐 아니라 ‘개체 수 감소’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또 비둘기가 매에 잡혀 죽는 일이 발생하자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였습니다. 단체는 의도적으로 비둘기를 ‘사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냥 훈련을 받은 매를 날려 놓고 ‘단순히 겁을 주려는 것이지 죽일 의도는 없다’는 말을 이해하기는 어려우니까요. GLA는 도입 이후 2006년까지 비둘기 121마리가 잡혀 죽었다고 밝혔지만, 불운한 사고 정도로 여기는 듯했습니다. 또 2000년 5,000마리에 달했던 비둘기가 2007년 300마리 정도로 감소했다고 추정하며, 먹이주기 제한과 매 도입을 비롯한 조치가 매우 성공적이라 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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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논란과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도입 이후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팔가 광장에는 이른 아침 매가 하늘을 납니다. GLA는 매의 출장 비용을 포함해 광장 비둘기 관리에 대략 연 4만 5천 파운드(한화 약 8천만 원)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제 광장의 비둘기 수를 공식적으로 산출하지는 않지만, 비둘기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입니다. 비둘기가 사라진 자리는 대규모 행사와 각종 이벤트로 채워졌고, 트라팔가 광장은 런던 문화의 중심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네, 비둘기와 함께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들은 이제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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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해외 사례5 #스위스 #바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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