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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프로그램 상품화 과정

치유 프로그램을 상품으로 만드는 실전기획력

by 치유설계자

명상도 치유, 요가도 치유, 농사도 치유, 걷기도 치유의 경험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지불하고 경험하려는 것은 추상적인 치유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문제 해결이다.


여기서 많은 치유 사업가들이 실수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에게 효과가 있었던 것을 그대로 시장에 내놓으려 하는 것이다.


그것이 사업이 되려면 세 가지 역량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첫째, 치유 전문성(힐러 역량)
둘째, 상품화 능력(장사력)
셋째, 정책과 행정의 언어 이해(기획력)


이 삼각형이 완성될 때만이 지속 가능한 치유 사업이 시작된다.


힐러 역량은 제공하는 치유의 기술 그 자체다. 명상이든 요가든 농업이든 선택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계속 갈고닦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장인이다.

장인은 필요하지만 장인 정신만으로는 사업이 될수없다.

예를들어 자신의 요리를 잘 만드는 요리사가 있고, 그 요리를 상품화해서 팔 수 있는 요리사가 있다. 후자가 사업자이다.


판매의 접근이 치유의 고결한 가치를 훼손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그 고결한 가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건강한 균형이라고 생각하자.


먼저 산업에서의 사업자 규모를 치유사업에 적용해보자.


치유 자영업자는 힐러 역량에 장사력을 더한 사람이다.

내 기술이 무엇이고 그것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명확히 홍보할 수 있고, 그것을 패키징해서 가격을 책정하고 판매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치유사업가다.

사업가는 여기에 조직을 더한다. 직원 고용 또는 외주시스템 도입 등의 운영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치유기업가다. 기업가는 여기에 재무를 더한다.

정부 지원사업에서 자금을 따오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까지 가고 싶은가. 이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생각만 한다. 생각하면서 결국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실제로는 반대다. 일단 만들어놓고 수정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노르딕 워킹 치유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하자. 구체화해야 할 항목들은 무엇일까?

코스는 몇 킬로인가?


난이도는?


한 타임에 몇 명을 받을 것인가?


일주일에 몇 번 운영하는가?


소요 시간은?


식사는 포함되는가?


리더는 몇 명이 필요한가?


가격은?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 필요는 없다. 6킬로, 난이도 하, 40명, 주 1회, 6시간, 식사 포함, 리더 8명, 5만 원.

이렇게 정해놓고 검증 하는 것이다. 나중에 운영하면서 고객 반응에 따라 수정하면 된다.


고민하면 절대 결정이 나지 않는다. 고민 없이 던지고, 감당 할수있는 리스크 안에서 최소단위로 하면서 수정하는 것이 성공한다.


프로그램을 설계했다면 다음은 브랜딩을 한다. 브랜딩은 제공하는 핵심 가치를 명확히 하는 과정이다.


예를들어 블루베리 농장을 경영하면서 치유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한 경우를 보자.


먼저 그동안 고객들이 경험하고 돌아가며 말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낸 2만 원보다 3만 원을 받아가는 기분이 든다"


"이때까지 먹어본 에이드 중에서 가장 맛있다"


"신선한 음료수를 마시며 스트레스가 풀렸다"


이것이 바로 브랜딩의 재료다. 고객이 느낀 이 경험의 명확한 제공 가치들을 정리하면 된다.


그리고 사업자의 입에서 명확하게 나와야 한다.

"우리 블루베리팜은 단순한 블루베리 농장이 아닙니다. 여기 오면 2만 원을 내고 3만 원 이상의 만족감을 가져가게 됩니다. 신선한 블루베리 에이드의 청량한 맛을 처음 경험하게 됩니다. 그 맛이 당신의 일상 스트레스를 날려줍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가 설명하고픈 내용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고 듣자마자 이해가 되도록 제공가치가 정확히 표현되어야 한다.


브랜딩이 없으면 홍보는 공중에 떠있다. 명확하지 않으면 고객도 혼란스럽다.


그리고 브랜딩을 위해서는 고객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추상적인 고객이 아니라 구체적인 인물을 설정해야 한다.


노르딕 워킹을 한다면 고객은 누구인가? 50~60대의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자. 그들은 무엇 때문에 프로그램에 올까?

아마도 관계에서의 스트레스, 직장에서의 번아웃, 일상의 답답함 때문일 것이다.

그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제공해야 할 치유의 본질적 가치가 명확해진다.


컨설팅을 통해 이 노르딕 워킹 사업자와 계속 깊이 분석해 들어가다보니, 그는 자연과 걷기의 치유를 제공해주려는 것이었을까?

아니다. 노르딕과 자연은 수단일뿐,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려던 것이었다. 그것이 그도 몰랐던 그가 제공하려는 치유의 가치 였던것이다.


"우리 여수 섬 노르딕 워킹에서는 당신이 조금 늦춰지고 뒤처지더라도 나는 함께 걷겠습니다."

이것이 그와 찾아낸 본질적 치유 가치다.

물론 사업자마다 다 다를것이다.

본질적 메시지가 명확하면 프로그램의 모든 세부 사항이 그 가치를 뒷받침하도록 설계된다.

리더가 옆에 붙어있는 이유, 식사가 포함된 이유, 6시간을 함께하는 이유가 다 이 가치에 연결된다.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브랜딩했다면 이제 상품화해야 한다. 상품화는 다음의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인데, 네가지의 필수요소가 있다.


첫째, 이것은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가
둘째, 언제 진행되는가
셋째, 몇 명이 참여하는가
넷째, 얼마인가


이 네 가지가 명확해야 상품이 된다. 불명확하면 고객도 결정을 못 하고 담당자들도 예산을 지원할수 없다.


지자체 담당자 입장에서는 명확한 상품이 필요하다. 분명한 타깃, 명확한 시기, 제한된 인원, 확정된 가격. 이런 정보가 있어야 예산을 배정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 지원사업을 모르거나 어려워한다. 하지만 현재 치유 산업에 흐르는 예산은 커지고 있다. 산림치유, 해양치유, 치유농업, 치유관광 예산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자체와 정부기관도 앞으로 이 예산을 쓸 전문가를 찾아야 할 것이다. 명확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면 그 지원금 선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원금 자체가 아니라 검증이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정부기관은 이미 작동하고 있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 예산을 지원할수 있다. 따라서 먼저 작은 규모로 검증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블루베리 농장에 맨발 체험 구역을 추가하고 싶다면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니라 한 구역만 먼저 만들어서 고객 반응을 본다.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때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받고 후기를 모아서 지자체에 제안한다.

그러면 정부도 투자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검증된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 쌩뚱맞을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이 남았다.

당신의 치유가 끝났는가?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남을 치유하려고 한다. 자신이 받은 위로가 좋아서, 좋은 명상 경험이 있어서 그것을 나누고 싶어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로다.


이런 상태에서 치유사업에 뛰어들면 어떻게 될까. 고객이 왔을 때 심리적 장벽에 걸린다. 전이와 역전이가 일어난다. 자신도 모르게 고객을 판단하게 되고 그것이 감정으로 표출된다. 결국 번아웃된다.


따라서 다시 묻는다. 당신의 근본적인 아픔은 무엇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회복했는가. 그 회복이 진정으로 끝났는가.

끝나지 않았다면 먼저 그것을 완수하길 제안드린다.

자신의 치유를 완결해낸 사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가 있다. 현란한 기술과 두터운 지식보다 결국 그 에너지가 회복이 필요한 사람을 실제로 돕는다.


정리해보자.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치유 사업이 몇년을 넘기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좋은 마음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사력이 필요하다. 좋은 가치를 지탱할 수익 구조도 필요하다. 성장을 위한 행정력도 필요하다.


내가 행복해야 내가 만나는 사람들도 행복하다. 밑빠진 독에 물붓다가 번아웃되면 아무도 치유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능력들은 필수다.

프로그램을 상품으로 만드는 능력, 가격을 정하는 능력, 고객을 모으는 능력. 이것들이 치유 능력을 지탱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프로그램을 지자체 사업과 정부지원사업에 연결할 수 있으면 더 큰 규모로 전개할 수 있다. 정부 예산을 적절히 활용하며 자신의 전문성을 계속 키워가는 것. 이것이 지속 가능한 치유 사업의 조건이다.

제공하는 가치를 정확히 하자.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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