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산업 종사자의 시장 안착을 가로막는 마인드셋 문제와 그 해법
치유 산업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명상을 배우고, 코칭 자격을 취득하고, 심리 상담을 공부한 사람들. 사람들 앞에서 이 지식을 나누면 정말 고맙다는 말을 듣는다. 이 일이 세상을 좋게 바꾼다고 믿는다.
그런데 왜 사업은 잘 안 될까. 왜 계속 돈이 부족할까. 왜 자꾸 번아웃에 빠질까. 그리고 왜 스스로를 의심하게 될까.
이 질문의 답은 간단하지만 무섭다. 착한 마음이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착한 마음이 사업이라는 현실 앞에 무너지는 과정에서 열정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난 몇 년간 100명 이상의 치유 관련 사업가들을 코칭했다. 요가 강사, 명상 지도자, 심리 상담사, 에너지 치유사, 레이키 마스터, 미술 치료사, 음악 치료사, 아로마 테라피스트, 심지어 신령한 영성 추구자와 무속인 까지.
처음에는 그들이 모두 다른 사례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 두 시간 코칭을 진행하다 보면 패턴이 보인다. 정확히 말하면, 모두가 비슷한 함정에 빠져 있다.
그 함정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아무리 헌신적으로 일해도 시장에 안착할 수 없다. 아니, 더 정확히는 안착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먼저 무너진다.
치유를 원하는 사람들과 만나면, 그들은 구체적인 도움을 원한다. 나는 지금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 내 무릎이 아프다, 나는 자신감이 없다, 나는 인간관계가 힘들다는 식의 구체적 불편함이 있다.
그런데 치유 사업자는 뭐라고 설명하는가. 내 명상은 내면 공간을 열어주고, 억눌린 감정을 해방시키며, 진정한 자아와 만나게 해준다고 말한다. 좋은 말이다. 아름다운 표현이다. 하지만 그건 철학이지 서비스가 아니다.
그들이 고객에게 파려는 것은 자신이 느낀 변화의 추상적 표현이지, 고객이 경험할 구체적 결과가 아니다.
고객은 철학이 필요한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그 차이를 이해하는 순간, 모든 게 바뀐다.
이 일이 좋아서 시작한다. 명상 수련이 좋았다. 코칭 학습이 좋았다. 치유의 경험이 좋았다. 그래서 이 좋은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한다. 아름다운 동기다.
하지만 시장에서 보면 자기 경험을 팔려는 것처럼 보인다. 고객은 그 사람의 경험을 사는 게 아니라 자기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산다. 본인의 명상이 좋은 것과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본인이 겪은 번아웃 회복과 고객이 겪는 직업 관련 스트레스는 다를 수 있다. 본인이 명상으로 깨달은 정체성의 혼란과 고객이 겪는 관계 문제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유 사업자들은 이 차이를 모르고 있다. 심지어 알면서도 인정하기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좋은 경험이 상품이 되고, 상품이 되면 돈과 맞닿아야 하고, 돈과 맞닿으면 순수성이 오염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수십 번 이 장면을 봤다. 코칭하는 중에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진다. 금액을 정하려고 하면 자꾸 낮춘다. 내가 정말 가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있나 싶어진다. 수련이 부족한 건 아닐까, 아직 충분한 전문성이 없는 건 아닐까, 무료로 해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밀려온다.
그리고 결국 낮은 가격을 책정하거나 무료로 하기 시작한다. 좋은 의도다. 모두가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는 동의할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다. 저렴하거나 무료인 서비스는 고객의 참여의지를 떨어뜨린다. 고객은 그 서비스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국 좋은 마음을 가지고 시작했지만,지속가능의 의문에 봉착한다.
무료로 준 코칭 때문에, 낮은 가격의 강의 때문에, 계속 돈이 부족하다. 돈이 부족하니까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수 없다.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니까 번아웃된다. 번아웃되니까 더 이상 사람들을 도울 수 없다. 결국 착한 마음은 자기 자신을 죽인다.
큰 꿈을 갖고 있다. 나는 수천 명을 도울 거야, 나는 치유 생태계를 만들 거야, 나는 세상을 바꿀 거야. 좋은 꿈이다. 하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 명을 도와야 한다. 그 한 명을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정의해야 한다. 답할 수 있는가. 나는 스트레스 받은 직장인을 돕습니다, 나는 명상 초심자를 돕습니다, 나는 중년 여성의 자존감을 높입니다 같은 식으로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는가.
대부분 못한다. 모두에게 좋고 누구든지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누구도 도울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시장 가장자리에 머물러 있는 추상적 개념이 되고, 돈이 없는 사업가가 된다.
매월 일정한 수익을 만들 수 있는가. 계획적으로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가. 마케팅의 정의를 알고 있는가. 아직도 입소문이나 우연한 기회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아니면 마케팅을 하면 순수성이 오염될 것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사업가가 아니라 취미 활동가다. 취미 활동가는 실패해도 괜찮다. 하지만 이것으로 먹고 사는 일을 원한다면, 살아남아야 한다.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하고, 고객 유입 경로를 만들어야 하고, SNS와 광고를 운용해야 한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좋은 프로그램도, 진심도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는다.
이제 핵심 질문을 던지자. 정말로 남을 돕고 싶은가, 아니면 자신의 세계에 빠져있길 원하는가.
진정으로 남을 돕길 원한다면, 고객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본인이 겪은 문제가 아니라, 고객이 겪는 문제를.
그 문제의 해결 방식을 고객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철학적 용어가 아니라, 고객이 이해하는 구체적 표현으로.
고객을 선택해야 한다. 모두가 아니라 특정한 누군가로.
그리고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는 행위이자 고객을 존중하는 행위다. 저렴하면 고객도 본인도 진지하지 않아진다.
브랜딩과 마케팅을 해야 한다.
상술과 속임을 하라는게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행위에 열려있어야 한다.
또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을 쥐어 짜내는 것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드는 행위다.
이렇게 해야 착한 마음도 지켜진다.
진정한 도움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건강하게 수익을 창출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구체적인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마케팅과 시스템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할 때, 치유 능력은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수익이 없어서 번아웃되면, 만나는 사람은 번아웃된 치유사를 만난다. 도움을 주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하면, 만나는 사람은 자기 희생적이고 비즈니스 감각이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돈보다 가치를 중시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돈 때문에 괴로워하면, 만나는 사람은 분열된 메시지와 에너지를 받게 된다.
진정한 선한 영향력은 역설적이게도 깔끔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나온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자.
어떤 이는 10년 막막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명상을 더 많이 아는게 아니라 자신의 사업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었다.
어떤 이는 수익화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계속하다가, 자신의 진정한 장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의했을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어떤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팔려고 하다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정의했을 때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
어떤 이는 업계 네트워크와 신뢰 관계를 무시하고 사업을 시도했다가, 실제 네트워크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어떤 이는 돈에 끌려다니다가,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먼저 정의했을 때 비로소 마음의 평화를 찾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다양한 시도로 산만했다가, 핵심 비즈니스를 정의했을 때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
어떤 이는 봉사와 사업 사이에서 혼란했다가, 돈을 버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비로소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혹시 착한 마음이 자신을 죽이는 것을 느끼고 있는가?
그렇다면 구체적 행동을 해야한다.
정말로 돕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정의하는 것이다. 그들의 이름은 무엇인가. 그들의 문제는 무엇인가. 그들은 지금 어떤 고통 속에 있는가. 과거에 겪었던 그 고통이 바로 그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들을 도울 수 있다. 그것이 진정한 공감이다. 경험이 의미를 갖는 순간이다.
서비스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정확히 뭐라고 제공하는가. 철학이 아니라, 그들이 가질 구체적인 변화가 무엇인가. "내면의 평화"가 아니라 "8주 후 수면 시간 2시간 증가", "진정한 자아 발견"이 아니라 "6개월 후 이직 성공률 80퍼센트" 같은 식으로 말이다. 치유의 제공가치를 구체화 하라.
가격을 정하는 것이다. 그 일에 얼마의 가치를 두는가. 그 가격은 진심의 증명이 될 것이다. 낮은 가격은 고객도 본인도 진지하게 만들지 못한다. 적정한 가격은 상호 존중의 출발점이다.
그 가격을 지속적으로 검증하며 조정해 가야 한다.
체계적으로 그들을 찾는 것이다.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 SNS인가, 블로그인가, 유튜브인가, 오프라인 모임인가. 입소문을 기다리지 말고 직접 찾아가라.
이 모든 것을 하고 나면, 착한 마음은 더 이상 자신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착한 마음은 세상을 살릴 것이다.
결국 치유산업에서 살아남는 것은 당신의 전문성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당신이 아무리 뛰어난 명상 지도자라도, 아무리 깊은 심리 통찰을 가진 상담사라도, 아무리 효과적인 요가 강사라도, 비즈니스 감각이 없으면 시장에서 사라진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여기서 다시 확인된다. 좋은 프로그램과 좋은 공간과 좋은 전문가가 있어도, 그것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없으면 모두 무너진다. 당신의 착한 마음이 힘을 발휘하려면, 그 마음이 작동할 수 있는 건강한 구조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당신이 무너지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공간도 의미가 없다.
당신의 착한 마음을 지키는 길은 역설적이게도 비즈니스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가격을 정하고, 고객을 정의하고, 마케팅을 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것. 그것이 당신의 착한 마음이 세상에서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