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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맨 Apr 12. 2018

몸살이 날만도 하다

환절기

아무것도 아닌 그런 날

기계적으로 글을 복사 붙여넣으며 재구성하고, 누가 봐줄지 모르는 영상을 기획하고... 배터리가 방전되듯 처지고 또 처졌다. 갑자기 다리에서 열이 올라왔다...

오늘 턱걸이도 하고 러닝도 하려 했는데...


몸살이 날만도 하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은 떠났다.

사람들의 온기는 나를 따듯하게 했고, 차가운 말들은 나를 얼어붙게 했다.

그 반복 끝에 나는 모든 힘을 빼앗겨 버린 것 같다.


내가 기댈 곳은 없다. 오로지 홀로 이겨내야할 것이다. 내가 걷지 않으면 길은 결코 끝나지 않듯...

기댈 곳은 오직 따뜻한 햇살일 뿐이다.

이 환절기가 끝나고 어서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20180412_22:50


온몸이 불같다.

온몸이 떨려온다. 그럼에도 포단을 덮을 수 없었다. 매트리스 밑 차가운 침상에 온몸을 번갈아가며 댔다. 헤가 밝으면 시작될 얼음장같은 바다의 파도를 마주하려면 어떻게든 열을 내려야만 했다. 훈련 열외란 내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해가 뜰 때까지 난 침상 바닥과 마치 레슬링을 하듯 뒹굴었다. 열이 내리나 싶더니 이내 곧 뜨거워졌다.

'난 죽었다.'

축축하고 차갑고 끈적한, 끔찍히도 싫은 교육번호 50이 적힌 빨간 상의 타이즈를 입는 그 순간은 언제나 눈을 질끈 감게 한다.

대통령이 근처에 와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오늘 훈련은 오전만 한다는 사실이 나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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