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진 said
동료가 없다는 점이 프리랜서의 가장 좋은 점이기도 어려운 점이기도 하다.
사람에 부대낄 일이 회사원에 비해서는 적지만, 그만큼 사람과 대면할 일이 줄어드니 세상과 고립되어 안하무인, 고립무원, 루저, 외톨이, 센척하는 겁쟁이가 되기도 한다.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사람을 대하는 일이 점점 겁나서 결국 이상한 자기만의 세상에 빠지기 쉽다. 가끔 만나는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어색한 행동과 과장된 말투를 선보이게 되기도 한다. 뭔가 사회성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사회성도 훈련이니까.
프리랜서란 완전한 야생에서 누구의 돌봄도 없이 제 살길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그 살길이 결국엔 인맥으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일 거리를 얻는 통로는 대개 아는 사람들이니까, 비슷한 계통의 아는 사람들은 생명줄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얼굴 한 번 안보고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서만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일을 진행하는 경우도 꽤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늘 불안하다. 직접 부대끼며 교류할 기회가 없었으니 언제든 소모품처럼 쉽게 버려질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언제나 부담 없이 맺어진 관계는 부담 없이 끝나버린다.
아름 said
또라이 보존법칙.
어느 조직에나 또라이가 있고, 없다면 너일 거라는 이야기. 처음에는 회사에 별별 사람이 다 모여있다고 생각했다. 남녀분반 중학교, 여고, 여대, 수녀라인을 탄 나는 남자들과 일하는 것도 신기했다. 그러다가 몇 년이 지나고, 주위를 보니 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다. 어쩜 이렇게 인맥이 좁지? 전혀 다른 배경의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사진작가, 요리사, 음악가, 사실 아는 직업조차 몇 개 없다. 회사원이 아닌 인생은 좀 특별하지 않을까?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내 주위의 회사원들 대부분은 비슷한 가정환경과 교육수준의 모범생으로 권위에 잘 따르는 성향이다. 자세히 보면 각양각색, 멀리서 보면 그냥 회사원.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권위에 복종하고, 주어진 권위를 십분 활용하는 다소 이기적인 高 기능성 인간들. 나는 그 무리에서도 온실 속의 화초라는 걱정을 듣는 착한 어른이다.
** 독립출판물 <나는 네가 부럽다>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