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by wise

“차를 마시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커피는 일상 속에서 너무 익숙하게 접하지만, 차는 왠지 자리에 바르게 앉아 격식을 갖추어야만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당연히 특별한 마시는 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간혹 이렇게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냥 마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

사실 맞는 말입니다. 찻잎에 물을 붓고, 잔에 따르고, 마시면 됩니다. 하지만 ‘차를 마시는 방법’이라는 물음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차를 대하는 태도에 더 가깝습니다.


꼭 정해진 매뉴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처럼 테이블 위에서 가볍게 마셔도 되고, 혼자 책을 읽으며 곁에 두어도 좋습니다. 어떤 이는 다관에 정성스레 우려내어 나누고, 또 어떤 이는 티백 하나로 만족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차와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차를 마시는 순간을 잠시 되짚어 볼까요.

차를 마시는 일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섬세한 감각과 정돈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잔을 들기 전, 먼저 향을 맡아보세요. 코끝으로 들어오는 향은 입으로 들어오는 맛을 한층 부드럽게 합니다. 마실 때는 작게, 천천히 한 모금. 벌컥 들이키지 않고 입안에 머금은 뒤 혀끝과 뺨을 스치며 목으로 내려가는 여운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차는 서두르면 놓치는 맛이 많습니다. 중간중간, 한 번쯤 멈추는 것도 좋습니다. 숨을 고르는 그 짧은 순간이 곧 차가 전해주는 쉼의 시간이지요. 잔을 다 비운 뒤에는 빈 잔 속에 남은 향과 온기를 가만히 느껴보세요. 차를 마셨다는 사실보다 차와 함께 있었던 시간이 더 오래 마음에 남을 것입니다.




차를 마실 때 기억하면 좋은 작은 습관들이 있습니다.

- 향을 먼저 맡는 것은 마음을 여는 과정이고,

- 천천히 마시는 것은 맛뿐 아니라 감정까지 느끼게 해줍니다.

- 한 모금 사이에 조용히 멈추는 일은 바쁠수록 소중한 내 안의 쉼표가 되고,

- 잔을 가만히 내려놓는 마무리는 여운을 남기는 또 하나의 차의 일부가 됩니다.


결국 차는 ‘마시는 법’보다 ‘마시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어떤 날에는 묵직한 홍차 한 잔이, 또 어떤 날에는 향긋한 허브차 한 모금이 마음을 다른 방향으로 흔들어주기도 합니다. 차를 마실 때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눈앞의 잔에만 집중해 보세요. 작은 찻잔 속에서 아주 조용한 위로가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차를 잘 마신다는 것은 특별한 기술을 갖추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이 차를 왜 마시고 싶은지를 알아차리는 순간, 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나를 위한 시간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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