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람들에게 더 모질게 구는 사람들 심리
"야, 너는 대체 나보다 덜 친한 사람들한테는 잘해주면서 나한테는 왜이렇게 못되게 굴어?"
20년 지기 내 친구는 가끔 나한테 속상한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이런 말을 했다. 가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세상 다정하게 굴면서 상대적으로 자기한테 매정하게 굴 때면 미움이 솟구쳐 올라온다고 했다. 그리곤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왜 자기한테는 다른 사람들한테 하는 것만큼 친절하게 대할 수 없는 건지...
반복되는 친구의 불만이 가슴에 닿게 들리기 시작한 뒤로는 가끔 그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다. 하지만 수십 년동안 반복되었던 내 츤데레 같은 행동을 스스로 납득시킬만한 답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글쎄.. 왜 그러지? 난 널 정말 아끼고 가족같이 사랑하는데...
친한 사람들 사이 예의를 지키지 못하는 건가? 내 성격 진짜 문제있나?
곰곰히 생각해보다 보니 이런 류의 불평을 들은 적이 한 명 더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내 전 남자친구였다.
특히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고 편해질 수록 내가 심적으로 소홀해졌던 것 같았다.
내 인생 소중한 사람들을 당연하게 여겼던 걸까? 진정한 사랑을 체험하는 게 인생 목표라고 말하고 다니면서 정작 가까운 내 주변사람조차 챙기지 못하는 인간인가... 가끔 의도치 않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처줬던 일들이 떠올라서 괴로웠다.
내 친구는 나를 포함한 아주 가까운 몇몇 사람들만 정말 성심 정성껏 챙긴다.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만의 분명한 선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더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진짜 소중한 주변 사람이나 잘 챙겨라' 말했던내 친구와 전 남자친구의 섭섭함 가득한 눈빛이 마음 한 켠에서 오랫동안 떠나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던 내 이 태도가 이해되는 순간이 왔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발견이었달까. 다른 사람들의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원하는 인생의 방향성을 찾아주는 코칭 일을 해오면서 나는 내 내면 치유 작업도 꾸준히 함께 해오고 있다. 상담사이자 코치로써 내 마음이 치유되고 정화된만큼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더 잘 이해하고 돌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치유 작업을 해오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부분이다. 사랑하는 게 뭐 그리 어렵냐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 사랑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는다. 사랑을 욕망/집착과 구분하지 못한 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다.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대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야만 사랑에 빠졌다 믿거나, 잠깐의 육체적 & 정신적 끌림이 사랑인 줄 착각하거나, 고마움이 사랑인 줄 알고 평생을 함께하자는 약속을 하기도 한다.
각자의 경험에 따라 사랑이라 느끼는 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본질적으로 진정한 사랑이란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을 내 일부로 포함시키는 행위다.
사랑은 상대방을 나의 일부로 여기는 것이다.
나의 일부로 포함시키기 때문에 상대방을 나같이 대한다는 의미다. 상대방이 나의 일부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 상대방이 기쁘면 나도 기쁘다. 사랑은 아주 단순하다.
쉬운 예로 자식이 고통스러워하면 부모도 고통스럽다. 세상 모든 부모 자식 관계가 그런 건 아니지만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은 가장 순수하고 진실될 확률이 높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 아파해서 내 더 아프고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서 내가 더 행복한 경험, 해본 적 있는가?
이 논리의 맥락을 따라 내 친구와 나의 엑스를 섭섭하게 했던 내 행동을 되짚어봤다. 나는 그들을 사랑하기에 나의 일부로 여겼다. 그리고 그들이 나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그들을 나같이 대했다. 그러니까...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과 똑같이 내 소중한사람들을 대했다.
결국 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하고 있지 못해서... 나의 일부로 여긴 내 소중한 사람들을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딱 그만큼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현타가 정말 세게 왔다.
부모던, 연인이던, 배우자던 만약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모질 게 대해서 힘든 순간이 있었는가? 그들은 그들이 자기 자신을 그 정도밖에 사랑하지 못해서 정말로 사랑하는 당신조차 그렇게 대했던 것이다. 만약 그 이유를 본인의 불충분함을 탓하며 괴로워했다면, 이제 그러지 않길 바란다. 당신은 부족해서가 아니다. 부족한 게 있다면 그건 사랑이었다.
유명한 인도의 구루 '오쇼 라즈니쉬'의 '사랑이란 무엇인가?' 책을 통해 말한다. 오직 1%도 안되는 사람만이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진정한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고.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실천하는 일은 득도를 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경험이라고 한다.
현타고 온 뒤의 나도 여전히 나를 있는 그대로 100% 사랑하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기 어렵다. 분명한 건 내가 나를 조금씩 더 나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삶의 힘든 순간들이 올 때마다 느낀다. 예전보다는 내가 나에게 더 친절하고 관대해졌단 걸.
스스로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 지 궁금한가? 멀리 갈 것도 없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당신이 아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관찰해보자.
Love yourself fir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