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을 통해 런데이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달리기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어플인데, 30분 동안 달릴 수 있도록 음성 가이드 트레이닝을 제공해준다고 했습니다. 뇌건강에는 숨이 살짝 가빠질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는 지식을 얻은 참이었고, 적어도 30분 정도는 해주어야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한번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걷는 건 많이 했었는데 이제 그것보다 더 힘들어야 운동 효과가 있으니까요. 고등학생 때는 1시간 내내 달리고 그랬던 것 같은데 최근 몇 년 동안은 그렇게 오래 달려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러닝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하다
런데이 달리기 트레이닝 프로그램들
기본적으로 런데이의 러닝 훈련 프로그램은 3가지입니다. 30분 달리기를 목표로 하는 '30분 달리기 도전', 30분 달리기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반복 훈련이 담긴 '30분 달리기 능력 향상', 마라톤을 준비하여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도록 천천히 연습하는 'LSD 트레이닝'
어떤 트레이닝이든 단계적으로 조금씩 체력을 높이고 작은 성공을 만들어내 가며 해내는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작은 성공을 만든다는 게 중요하죠. 처음부터 30분을 뛰는 것이 아니고, 일단 '1분'을 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자 그럼 우선은 '30분 달리기 도전'부터 시작하기로 할까요.
매주 3회씩, 총 8주, 24번의 트레이닝을 하고 처음에 1분 달리기 부터 시작한다.
매주 3회씩, 총 8주, 24번의 트레이닝
모든 트레이닝은 달리기 전 웜업 warm up 5분 걷기, 달리기 후 쿨다운 cool down 5분 걷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운동 전에 체온을 올리고 운동 후에 체온을 천천히 내려야 몸에 무리가 없습니다. 이렇게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시작합니다. 처음에 1분을 5번 나눠서 달리고 그 다음 6번 달리고 그 후 달리는 시간이 들어갑니다. 점차 2분, 3분, 4분, 5분, 7분, 10분, 15분, 20분, 25분, 30분. 이런 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달리는 횟수와 시간을 조정하면서 달리는 시간이 늘어갑니다.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다 보니 정말 할만했습니다.
런데이 어플의 장점
1. 트레이닝 구성이 좋다.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내가 어느새 30분을 달리게 되었습니다. 쉬운 목표부터 최종 목표까지 단계적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 있네요.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면 나오는 도파민을 계속해서 생성할 수 있도록 구성한 듯합니다. 이전 트레이닝보다 조금씩만 목표를 올려서 하다 보면, '저번에 7분을 뛰었는데 10분 정도는 뛸 수 있지!'하고 끝까지 하게 됩니다. 또, 트레이닝을 마치면 채워지는 도장을 모아가는 소소한 기쁨이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체력이 있던 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예 달리기를 잘 안 했던 사람에게는 이 트레이닝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2. 음성 가이드가 큰 도움이 된다.
달리는 동안 성우의 힘찬 목소리와 격려가 있어서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할 수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힘차니 같이 힘이 났달까요. 중간에 멈추지 말라던가, 얼마 안 남았다던가 하는 말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달리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려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달리기의 효과라던지, 달리기 자세라던지 등등. 뭔가를 모르고 하는 것보다 알고 하는 게 더 효과가 좋고, 의욕도 생기죠.
3. 나에 대해 알게 한다.
달리기 훈련을 할때마다, 내가 언제 달렸고 어떻게 달렸는지를 기록해줍니다. 내가 오늘 달린 길이라던지, 달리는 속도라던지, 페이스 등을 알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처음 달리는 페이스가 7분 32초였는데 마지막에는 5분 49초로 빨라졌습니다. 페이스는 1km를 몇 분 만에 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30분 달리기를 할 때는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고 꾸준히 달리는 것만 신경 쓰라고 합니다. 먼저 계속 달릴 수 있게 되는 게 중요하고 속도는 나중에 높이면 되니까요.
런데이 어플의 단점
약간 앱이 불안할 때가 있었습니다. 로그인이 안되거나, 달린 후 저장 버튼을 누르면 멈춘다거나 말이죠. 다행히 스마트폰 자체에 저장이 되어 데이터가 날아가는 일은 없었습니다. 앱이 잘 안될 때 그냥 종료하고 다시 켜면 스마트폰 쏙 데이터를 업로드해주었습니다. 약간 불안했는데 그래도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초반에는 조금 있었네요. 업데이트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먼저 해본 사람의 팁
1. 아침에 뛰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달릴 수 있는 편한 시간에 달리시면 됩니다. 런데이도 저녁에 뛰는 것으로 상정하고 만들어진 듯합니다. 하지만 아침에 달리는 것이 햇빛을 받을 수 있어 세로토닌의 생성에 도움이 되고 몸을 깨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루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자기에 뛰면 체온이 올라가서 잠들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자기 2시간 전에 달리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자고 일어난 공복 상태에서 뛴다면 체중감량 효과가 더 크겠습니다.
2. 익숙한 코스에서 달리세요.
매일 일정한 코스를 달리다 보면 내 달리기 실력이 증가하는 걸 조금씩 느낄 수 있습니다. 저번엔 이만큼까지 달렸는데 지금은 그걸 지내서 더 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새로운 코스로 갈때 어디로 가야 하지 같은 잠깐의 고민도 할 필요가 없고, 횡단보도나 사람이 많다거나 하는 것을 미리 알고 있어서 달리기 트레이닝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3. 스마트폰 중천을 잘해놓으세요...
스마트폰이 꺼지면 기록이 되지 않습니다(눈물). 마지막 30분 달리기를 하려고 야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달리러 나왔었습니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들뜬 마음에 배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을 몰랐죠. 30분을 달리고 와 해냈구나 하고 생각하고 쿨다운 5분도 조금 달려보고 있는 차에 소리가 끊겼습니다. 스마트폰이 꺼진 것이죠. 뭔가 해냈냈다는 느낌보다는 찜찜해져 버렸습니다. 집에 와서 어플을 다시 켜니 쿨다운 한 부분부터 다시 시작하는데 뭔가 제대로 끝낸 것 같지 않은 기분이었죠. 성공의 기쁨이 애매해진 순간이었네요. 그래서 주말에 다시 도전해서 성공했습니다. 그래도 30분을 뛸 수 있는 사람이 된 건 변하지 않으니까요.
런데이를 마친 소감
8주의 코스를 2달 만에 완료했다.
확실히 30분 내내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엄청난 일입니다. 30분 내내 달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 생각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30분 내내 달리는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기점을 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달리기를 할 수 없는 사람에서 달리기는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전환되는 것이죠. 이제는 40분도 50분도 뛸 수 있게 될 거고 마라톤도 뛸 수 있게 될 겁니다. 30분 달리기가 그 시작입니다.
그리고 런데이에서는 늘 자신의 페이스를 달리라고 합니다. 숨이 너무 차지 않게 대화하면서 뛸 수 있는 속도로 달리라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추월하든 어쩌든 상관없습니다. 나의 속도로 달리고 계속 달릴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뭔가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네요.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평균 체중도 2kg이 줄었습니다. 이제는 이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달려야겠습니다. 달릴 때 기분이 좋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좋습니다. 계속 달리는 습관을 잡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