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과 노력
어제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지, 그리고 경제적 독립과 자립을 위해 계획을 세우면서 매일 할 일을 정했다.
그 동안 작가 준비한다고 중구난방으로 나름 노력을 했다. 그 동안 너무 계획적으로 살아서 이제 나름 카르페 디엠적인 삶을 살아야 겠다고,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마음으로 살았는데, 원치 않게 일어난 사건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사실 양극성 장애가 어느 정도 괜찮아 지고 한 3년 동안은 회복과 작가적 소양을 배양하는데 집중하려고 했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고 수고한 나에게 휴식도 줄겸, 읽고 싶은 책 읽고 글창고를 채운 뒤에 본격적인 작가 준비를 하는 게 원래 계획이었으나... 인생사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있던가? 일련의 사건으로 당장 경제적인 독립과 자립이라는 문제가 대두되었다(여기서 굳이 경제적인 독립과 자립을 나눈건, 경제적인 독립이 완전한 자립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국 사회에서 독립은 단지 경제적인 독립인 경우가 많다. 자립은 경제적 독립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써 완전히 스스로 서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의미한다).
느긋한 마음을 때려부수는 현실의 조건 앞에서, 투병 중임을 고려하여 하루에 최소한 할 일을 정했다.
1. 하루에 3문단 이상으로 이루어진 글 3편 쓰기(당연히 이 글도 오늘 분량에 들어간다. 꼼수라고 할 수도 있는데 뭐 어쩌겠나. 꼼수도 한가지 방법이다)
2. 하루에 1권이상 3쪽 이상 읽기
3. 하루 세끼 챙겨먹기
4. 하루에 30분 이상 걷기(이건 허리 건강을 위해서다. 물론 신체 전반적인 건강도.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운동은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니 운동을 해야한다.).
5. 만원 이상의 지출은 3번 생각하고 쓰기. 특히 책구입은!!(근데 오늘 생각없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2권을 지른건 뭐죠...?)
6. 일기쓰기
뭐 내가 이전처럼 몸이 재빠르지도 않고(양극성 장애 덕분에 살이 이전에 비해 거의 30kg이나 불어났다. 지금은 15kg 정도 감량했는데, 아직 갈길이 멀다. 빌어먹을!!!), 인지능력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부분적으로 어려움이 아직 있다. 더 큰 문제는 손과 팔꿈치, 어깨 등 자주 사용하는 관절들이 아주 안좋다는 것이다. 때문에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니 당장 아무 일이나 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내가 전문적인 분야의 일을 하기도 어렵고... 여러모로 애매한 상황이다. 하지만 차근차근 내 강점을 바탕으로 무엇을 하는게 단기적으로 수입창출에 도움이 되면서 장기적으로 커리어나 하고 싶은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찾아보려고 한다. 어찌 됐든 나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상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뭐 어떻게든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멘탈이 강해진 부분도 있고, 죽는 순간이 오기 전에 겪는 모든 일은 어차피 다 지나간다는, 그간의 다사다난한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게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당장 생활이 불가능한 게 아니니까 이런 소리를 하는 거겠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을 하다가 양극성 장애가 조금 더 무겁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걸 내가 못한다는 게 너무 싫다. 발병 초기에 큰 상실감과 좌절을 겪어서 그런지 지금은 조금 괜찮지만, 그래도 이따금 느껴지는 절망감을 보통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누구나 삶의 무게를 느끼며 살아가지만, 나에게는 양극성 장애라는 짐이 추가된 셈이니 무게가 남들보다 무거울 수 밖에. 이 놈의 짐은 조금 가벼워 졌다 싶으면 물 먹은 솜마냥 스스로 무게를 늘린다. 정을 주려해도 줄 수 없다. 얼른 썩 꺼져버렸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