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질문을
눈망울에 담고 다니는 아이가 있다
바람은 왜 투명한지
꽃잎은 왜 꼭 떨어져야 하는지 묻는다
그 물음들은
작은 손에 쥔 보석 같아
떨어뜨릴까 봐
나는 자꾸만 말을 아낀다
햇빛을 쫓아 뛰어가다
구름에 걸려 넘어져도
울음보다 웃음이 먼저 튀어나오는 나이
그게 일곱 살이다
나는 잊었다
세상이 원래 그렇게 빛났다는 것을
한때 나도 그런 눈을 가졌었다는 것을
아이의 등을 바라보며
나는 시인이 되었다
말 대신 가슴으로 쓰는 시
조심스레
아이를 한 줄씩 따라 적는다
그 길 끝에서
비로소 깨닫는다
나도 누군가의
詩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