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자아 양육 일기'
지금 사춘기 자녀를 돌보는 것이 힘든 누구에겐가 힘이 되어 주고 싶어서, 힘든 날 제 마음을 날 것 그대로 토로했던 일기를 공개합니다.
2019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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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짜증...
아직도 겁은 많아서, 문 열어 놓고 자는 아들 ($&$%^
내가 세수하고 나오면서, 아들이 제 방에 누워있는 걸 보고 "**이 여기서 자니?" 딱 한 마디 했다. 보통 늦게 자서 아직 안 잘 거라 짐작했고, 요즘 종종 잠자리를 바꾸고 다녀서 그 말이 저절로 나왔다.
잠 살포시 들려는데 자기 깨웠다고 버럭 하는 아들 ^#^$%^&
아들의 버럭 소리 듣고, 2층으로 올라온 남편은 나에게 눈을 흘긴다. 오늘 아들이 아프다고 해서 일찍 재웠는데, 내가 타이밍을 못 맞춘다고, 먼저 분위기를 살피지 않고 경솔하게 항상 이런다고 비난의 레이저를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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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진짜 욕이 터져 나온다. 내가 하루 종일 애한테 시달린 건 못 보고, 위로 같은 것도 없고, 계속 잔소리, 심부름꾼 취급...
섭섭하다 진짜.
나는 지네들 공감해주려고 기분 맞춰주려고 내 뼈와 살을 깎아 가며 노력하고 사는데, 내 기분 생각하며 말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없다.... (가끔 둘째만 ㅠㅠ, 고맙다 둘째 - 둘째 사춘기 전 이야기 -_-;;)
[여기서부터 자아 양육 일기]------------------------------------------------------------
우리 잠시 심호흡 한 번 하자... 한 번 더, 또 한 번 더,.... 잘했다...
항상 그런 식이라니... 그것도 지겹다는 얼굴 표정을 하며... 아들 사춘기 짓 받아주는 것도 힘든데, 힘든 아내 위로는 못해줄 망정, 정말 억울했겠다. 매일 노력하는 너한테 조그만 실수 한 번 했다고,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한다니! 정말 화가 많이 나지? 답답하고 억울하겠다.
하나만 기억해 줘. 이거 네 문제 아니란 거.
네 남편의 문제야. 아내를 위하고 공감하는 기술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거. 자기도 생각하면 또 실수했구나 싶어서 자기 자신이 용서가 안될 걸?
그래서 집안일을 열심히 돕는 거야. 그래서 내일은 맛난 거 먹으러 외식하러 가자고 하는 거고, 자주 좋은데 놀러 가자고 하는 거야.
남편이 다른 부분에 열심히 노력하는 이유가 바로 자신이 공감 기술, 아내 토닥이는 기술이 심히 부족한 걸 알고 메꾸려 하는 거지.
너는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감싸 안아 줄 줄 아는 사람이니, 그 사람이 부족한 부분도 덮어 주면 어때?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부족한 부분을 자꾸 들추고 비난하면, 얼마나 아픈지 잘 알잖아.
네가 남편에게, 왜 섭섭하게 그러냐고 따지지 않은 것 잘했어. 그런 거 지겹도록 따져봤지만, 아무 소용없었잖아. 잘할 수 있었으면 진작 잘했을 거야.
네 남편이 잘하는 게 많지만, 젤 못하는 약점이 바로 그거란 거 너는 이미 알고 있잖아. 그러니, 네 남편이 고치기 힘든 문제라는 걸 받아들이고, 그냥 넘어가는 게 잘하는 거야.
네 남편은 어린 시절 매일 시끄럽게 싸우던 부모 영향으로, 집안 평화가 깨지는 분위기에 취약해. 네가 수치심과 모욕감에 취약한 것처럼 말이야.
그러니, 남편이 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거 용서해 주자. 네가 남편과 싸우지 않고, 따지지 않고, 조용히 견뎌주어서 얼마나 기특한지!
너 감정조절의 대가가 되어가고 있어! 멋져 멋져!!
남편과 아들이 너를 싫어하게 된 건 아닐지, 순간 사랑받지 못하는 느낌에, 네 가슴이 내려앉았다는 거 그 기분, 그 느낌 내가 잘 알아. 타인이 어떻게 너를 대하는지에 크게 집착하는 습관이 있는 너는, 상대가 너에게 무례하게 공격할 때, 그게 너무 힘들지.
오해하고 섭섭해하지 마. 그들이 관계의 기술이 부족한 것이지, 너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게 절대 아니라는 걸 명심해. 그들이 부족한 거니까, 네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큰 마음을 품고 좀 인내해 주고받아 줘. 부족한 가족 구성원일지라도 격려해 주고, 서로의 성장을 돕는 게 가족이니까.
오늘 조용히 지나간 거, 인내한 거 정말 잘했어! 칭찬해!!! 내가 낼 너에게 상을 줄게! 내일 가는 식당에서 젤 맛난 거 젤 비싼 거 사줄게. 내일 영화 볼 때, 아주 달콤한 바닐라 라테도 하나 사줄게.
문제 많은 부족한 사람들하고 싸우지 않기로 결심하자!
짜증은 나에게 다 가져와~ 내 품은 넉넉하고, 나는 너를 잘 달래줄 수 있는 천하무적 베프니까!
사랑해!!! 힘 내!!!!!
나는 너의 영원한 응원군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