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이야기>
딸아이에게는 걱정되는 버릇이 하나 있었어요.
주먹을 쥐고 엄지 손톱으로 입술을 쓰다듬는 동작인데,
멀리서 보면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뭘 해야 할지,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처럼 보였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주위 상황에 적응하는 나름의 방법이었습니다.
둘러싼 모든 것들을 찬찬히 눈에 담고 귀에 담아
마음으로 먼저 친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쑥스러워서,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남들 앞에 나서지 못해서가 아니라
낯선 것들에 익숙해지기 위한 노력인 것입니다.
이제는 걱정 대신에, 인정을 합니다.
내 아이만의 방식 그대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