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의 가출
“너 혼자 애 둘 키워 봐! 나도 실컷 놀다 올 거야!”
으름장을 놓고 짐을 쌌습니다.
옷장에만 모셔놓은 새 플라워 원피스와 8센치 힐도 넣었습니다.
어디 똑같이 고생해 봐라. 혼자 애 둘 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강릉에서 1박, 경포대에서 바다 보며 회 좀 먹어주고...
마음은 벌써 기차를 탔습니다
하지만 몸은 집 근처 커피숍을 찾습니다.
혹시 몰라 챙겨온 책 한 권 펼쳐 들고,
글은 한 자도 읽지 못합니다.
아직 어린 둘째 녀석이 엄마 찾아 울다 지쳐 졸도하는 건 아닐까,
지 배 고픈 건 알아도 밥상 차릴 줄은 모르는 아빠가 애들까지 쫄쫄 굶기는 건 아닐까…
전화만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결국 3시간 겨우 찍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이들을 보고 나니 마음이 어찌나 편하던지요.
엄마는 혼자 있어도 혼자가 될 수 없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