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는 말을 쓰기 애매한 가을과 초겨울 그 사이입니다.
올해 날씨를 보며 갑작스럽게, 변덕스럽게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이런 날씨 속에서 천천히 적응하며 겨울 운동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달리다 보면 머리카락에 고드름이 맺힌다는 그 혹한기 러닝 맛을 좀 보려고요.
그래서 '운동을 하는 중입니다 24가을'은 이 글로 마칠까 합니다.
남은 11월 동안은 '글을 읽는 중입니다 24겨울' 준비를 하려고요.
요즘 달리기는 살짝 길을 잃은 느낌이었습니다.
속도를 올려야 할지 거리를 늘려야 할지 기준을 잡을 수 없더라고요.
저는 페이스(1km를 달리는 속도)가 느리면 케이던스(분당 발걸음 수)도 낮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커뮤니티에서는 180 케이던스에 맞추라는 조언이 계속 있어 헷갈리더라고요.
지금은 10km를 달릴 때 160~170 케이던스 범위에서 들쑥날쑥하기도 하고, 달릴 때 보폭도 0.6m 정도로 좁은 편이거든요.
운동 경험이 짧아 나에 대한 기준을 잡지 못하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럴 때 해결 방법은 하나입니다.
자료를 찾아보고, 그 자료를 직접 내 몸에 적용해 보고, 스스로 피드백 해보는 것.
자료를 찾아보니 공통적인 부분이 보입니다.
주법도, 상체 움직임도 가르치는 사람에 따라 차이점이 있는데 힘의 시작점에 대한 것은 공통적이었습니다.
힘의 시작점은 몸의 중심, 코어, 단전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시작할 때 제자리 점프로 뱃살에 진동이 오는 힘의 중심을 찾고,
그 느낌을 기억하면서 앞으로 밀고 나가면 달리기로 바뀌는 거죠.
발은 몸의 중심 가까이 내딛는데 이때 땅을 박차지 않고 즈려밟듯이 밀어내고,
팔은 옆구리에 가깝게 붙이고 드럼을 두드리듯 힘을 뺀 채 가볍고 경쾌하게 흔든다.
이때 팔이 흔들리는 속도에 따라 케이던스가 빨라지고 느려지며 속도 조절이 된다는 것이죠.
케이던스는 분당 발걸음 수이니 발만 빠르게 구르면 된다고 생각했던 건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몸으로 실행해 보았습니다.
무림 고수에 빙의해 머릿속으로 단전에서부터 팔 다리로 힘이 뻗어나가는 걸 상상하며 발이 아닌 팔치기 속도에 신경쓰며 초반부터 속도를 낸다 싶게 달렸더니 170 케이던스 유지가 가능했습니다.
그렇게 현재 저의 적정 케이던스는 170으로 기준 잡았습니다.
겨울동안 요가와 맨몸운동으로 코어도 강화하고, 뒷산 달리기로 근력도 성장하면 봄에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입니다.
내년 봄에는 하프를, 가을에는 풀 마라톤을 도전하기 위해 움츠렸던 겨울을 준비하는 겨울로 만들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