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는 중입니다 - 24가을
마라톤 경기가 끝난 후 달리기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요가 수업에 집중해서 참여했다.
요가 동작을 따라하며 내 몸 구석구석 근육과 관절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적당한 어둠과 단조로운 음악, 다른 수강생분들의 숨소리 속에 나를 내려 놓은 채,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하며 뭉친 곳은 없는 지, 상한 곳은 없는 지 천천히 차분하게 내 몸을 확인해 나아간다.
시간이 더해질수록 몸의 긴장을 느슨하게 하는 간단한 동작들이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의 격렬한 동작들로 변화한다.
그리고 그 정점에 이르렀을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바아사나 시간이 찾아온다.
편안하게 몸에 힘을 뺀 채 바닥에 누워 가쁜 숨을 정리하면 땀이 식으며 몸이 노곤해진다.
이대로 잠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 쯤 맑은 소리가 공간에 은은하게 울려펴진다.
그 중 작은 소리 알갱이가 내 머릿속 한 가운데로 뛰어들어 온다.
소리 알갱이가 만든 작은 파장이 큰 파장으로 번져나간다.
머릿 속을 복잡하게 하던 생각 찌꺼기들이 몸 밖으로 쓸려나가며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뜬다.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싱잉볼이라는 악기라고 했다.
노래하는 공이라는 어여쁜 이름과 다르게 생김새는 어느 구석을 보아도 악기 같지 않다.
냉면이나 밥, 국같은 음식 담기 좋아보이는 투박한 그릇일 뿐이다.
그런데도 크기와 깊이에 따라 낮고 높은 아름다운 울림 소리가 나오는 것도 신기하고,
그 소리의 파장마다 공명하는 신체 부위가 다르다는 것도 신기하다.
볼수록 들을수록 매력있는 악기이다.
나도 싱잉볼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