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C 하타 1주차 - 몸과 마음을 함께 들여다보기
하타 요가 수업 첫날. 이제는 이론 수업을 지나 직접 몸을 쓰며 아사나를 실습하는 시간이었다.
내 머릿속은 오랜 감정과 기억들로 가득 찼다.
처음 티칭 연습 때, 목소리가 염소처럼 떨리던 기억.
전달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속사포 랩처럼 쏟아내던 큐잉,
그리고 첫 수업을 할 때 밀려왔던 부담감까지.
점점 익숙해지면서 회원님이 나아질 때 느꼈던 보람도 컸다.
하지만 업계를 떠나야겠다고 결심한 날의 아쉬움도 함께 떠올랐다.
이번에도 어떤 시간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흐름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몸을 쓸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생각 많은 프로 예민러니까.
우울감이 가장 깊던 시절, 나는 요가가 나를 구원해 줄 ‘정답’이라 믿었다.
하지만 수업 중에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평가했다. 그리고 선생님조차도.
“저 선생님은 목소리가 너무 작아. 너무 느리기도 하고.”
“지난번엔 되는 것 같더니, 왜 이렇게 동작이 잘 안 되는 거야? 바보야?”
머릿속 말들이 꼬리를 물었다.
나를 아프게 하고, 과거에 묶어놓은 그 말들을 다시 들으며 괴로웠다.
그때는 수련만으로는 부족했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는 치료와 병원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원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묻지 않아도, 기댈 필요 없어도 그 ‘존재’만으로 안심이 되었다.
선생님의 손끝과 말에서 전해지는 섬세함과 다정함은 나를 매 순간 감싸주었다.
내 마음처럼 딱딱하게 굳고 비뚤어진 몸을 가만히 눌러주고 쓰다듬는 손길이었다.
나는 그 다정함에 기대었다.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이 매 순간 다가와주는 그 손길에.
지금도 선생님께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 저는 그냥 하루에 정기적으로 갈 곳이 있고, 그게 요가원이라는 게 너무 좋아요.”
대구에서의 생활보다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할 기회가 많아졌지만,
남편의 이직으로 익숙한 공간을 모두 떠나 새로운 집으로 왔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혼자 일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날들이 많아졌고,
고독한 일상이 반복됐다.
그런 중에도 TTC 하타 요가 수업의 하루는 내가 기대했던 그대로였다.
동기들과 함께 휴대폰을 내려놓고, 하루 종일 책을 들여다보고, 몸을 움직이며 아사나를 실습했다.
파트너에게 안내하는 티칭도 직접 해보았다.
수업 내내 디지털 세상과 잠시 떨어지니, 나도 모르게 숨 쉴 틈이 생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은 내 과거 경험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확인이었을 수도,
티칭이 그리웠던 마음이었을 수도 있다.
요가는 나에게 마법 같은 정답이 아니었다.
힘들 때는 급한 불을 끄는 ‘치료’가 필요했다.
하지만 요가는 늘 나에게 돌아오는 곳이었다.
숨과 몸, 그리고 나 자신과 만나게 해주는 하나의 ‘언어’였다.
이 언어를 배워 매트 위에서 온전히 나를 마주한다면,
매트 밖의 삶도 조금씩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타 요가 TTC에서 배우는 이론, 철학, 동작과 사람들 사이의 교류가
세상을 다시 이해하는 새로운 언어가 되어주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TTC 이후의 생활 리듬 변화’에 대해 나눌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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