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네가 무섭다
쇼핑하기 참 좋은 세상입니다.
휴대폰 클릭 한 번이면 다음날 새벽, 주문한 물건이 집 앞으로 옵니다. 아직도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우리는 물건이 넘치고 정보가 넘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집 밖으로 조금만 나가면 여기저기에서 소비를 부추깁니다. 현금이 없어도 카드가 없어도 뭐든지 살 수 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휴대폰하나면 됩니다. 지갑열기가 참 쉬워졌습니다.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세상이 존재합니다. 현실 세계와 SNS 안의 세계. SNS 안에는 누가 누가 더 잘 샀나, 누가 더 많이 샀나, 누가 더 많이 갖고 있나, 신박한 아이템이 쏟아지고 그 아이템을 뽐내는 세상입니다. 이렇게 SNS 세상 속을 구경하다 보면 남의 집, 남의 살림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어쩜 저렇게 멋지게도 꾸며 놓았는지 정령 집인지, 모델하우스인지 카페인지 모를 만큼 상상초월입니다. 그런 집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마음 한 구석에서 살짝 욕심이 끼어들기도 합니다.
‘저 아이템 우리 집에도 잘 어울리겠는데?’, ‘저 물건이면 내 삶의 질이 수직상승하겠는데?’라는 상상도 해봅니다. 고백하자면 그렇게 들인 물건도 꽤 있었습니다. 그놈의 알고리즘이 뭔지 한 번 슬쩍 검색해 본 물건은 자꾸만 제 주위를 맵돕니다. 이때 검색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구경하다가 누르게 되는 내 손가락과 충동구매 버튼을 조심해야 합니다. 충동에 넘어간 쇼핑은 역시 만족감을 안겨줍니다. 그 찰나의 만족과 행복은 연기처럼 금방 사라집니다. 그럼 다른 물건으로 욕구를 사냥하러 가면 됩니다. 내 필요에 의해 얻은 물건은 행복도 설렘도 충동에 비례해 금방 사라지고 맙니다. 더불어 통장의 돈도 앗아갑니다.
충동적인 쇼핑의 만족과 행복은 생각보다 짧고 세상을 구경하다 보면 만족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에는 새로운 물건이 늘 넘치기 때문입니다. 이미 집에 있는 물건들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지요. 집안에 물건이 많을수록 그렇습니다. 집 안을 찬찬히 둘러보면 깨달을 것입니다. 사실 저 물건이 없어도 된다는 것과 이미 나는 감당하지 못할 물건들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요. 이제 남은 것은 얻은 물건에 대한 관리와 청소입니다. 그리고 SNS 속의 광고를 조심하는 일. 그놈의 무서운 알고리즘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