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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ug 09. 2020

1972년도 일기 8

중학교 3학년 때

1월 24일 월요일 날씨 비


하루 종일 비가 왔다. 목욕 후 책상에 앉았다. 아빠가 내일 부산 출장을 가신 다기에 모두 한자리에 모여 아빠가 한 턱 내시는 빵, 콜라 등을 먹으며  많이 웃고,  또 많이 얘기했고, 또 많이 먹었다. 경쟁률이 굉장한 것 같은데 내가 갈 수 있을까? 지금도 석주는 열심히 하고 있겠지? 병진이에게 조금이라도 시간을 뺏기면 하루 종일을 마음도 못 잡고 공부를 못한다. 그러지 않자니 걱정, 그러자니 걱정. 되는 대로. 병진이가 내 말을 잘 따르기를 바랄 뿐. 새벽 6시에 기독교방송에서 영어회화를 한다고 한다. 석주가 듣는다니 나도 기를 써 들어야지. 그에게 이기려면.


1월 25일 화요일 날씨 눈 조금, 비 조금, 맑은 날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뿌쉬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말라,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에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심장은 미래에 살고 있다.

현재는 우울한 것,

모든 것은 순간에

그 모두 지나가 버리는 것이라니

지나가 버린 것은 그리운 것이 되리라.


1월 26일 수요일 날씨 맑음


서기 1972년 1월 26일 수요일 마음의 등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으면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때문에 우리는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늘 반성하고 고치도록 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알랑> 프랑스의 철학자. 비평가 (1868~1951)


내일이면 개학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영어회화를 듣고 역사를 외우겠다. 하루 종일 나간 일하는 언닐 대신으로 살림일을 조금 해 보았다. 재밌었다. 문득 기다려지는 내일이다. 혜경일 만나겠지. 시험도 보겠고. 오빠의 girl friend를 보았는데 아니라고 시치밀 떼니... 모른 척 눈 감아 줄까? 후후 언젠간 나에게 들키고 말 걸. 내일을 위해 자 둬야겠다. 혼자 있는 오늘은 즐거웠다. 후회 없는 내일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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