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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n 18. 2022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새벽에 밭에 갔다. 며칠 전 비가 와서 우리 나무에도 좋지만 잡초에게도 너무 좋아 무럭무럭 자란 놈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낫으로 삭삭 길게 자란 잡초를 제거해가는 중 앗! 개구리. 그런데 이 개구리 꼼짝도 않는다. 나름 절대로 움직여선 안된다는 그 어떤 훈련을 받은 듯하다. 아주 작은 움직임도 없다. 살기 위해선 움직여선 안된다! 가 머릿속에 콕 박혀있나 보다. 내가 아무리 가까이 접근해 셔터를 눌러도 눈 하나 깜빡 않는다. 좀 포즈를 바꿔주면 좋겠건만 아무리 내가 알짱거려도 본체만 체다. 세상에 그 한참을 저렇게 딱 멈춰있다니. 결국 내가 슬그머니 피해 주었다. 그리고 난 절로 노래가 나왔다.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아들 손자며느리 다 모여서 

밤새도록 하여도 듣는 이 없네 

듣는 사람 없어도 날이 밝도록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개굴개굴 개구리 목청도 좋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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