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뜰 Jan 17. 2019

오스트리아 빈
황실궁정오페라극장

지금은 빈 국립오페라극장인 이 곳에서 토스카 공연을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이 붕괴되면서 

황실 궁정 오페라극장이 

빈 국립오페라극장으로 바뀐다. 


황실 궁정 오페라극장 

시절부터 생각하면 

그 역사는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의 건물은 1869년에 개관된 것.

그래도 150여 년 전이다. 오늘 여기서

오페라 토스카를 관람한다.


이 티켓을 구입해놓고 

우린 주야장천 오페라

토스카를 들었다.


1막 2막 3막 거의 외우다시피.


안으로 들어간다. 

주눅들 정도로 그 위용이 

대단하다.


원피스도 입었겠다. 

흥!  기죽을 게 무어 람.


아니다. 안에 들어오니 그 웅장함에 절로

어깨가 움츠려 든다. 

그리고 꽉꽉 들어찬 사람들. 아.


여기서 우린 또 갈등이 있었으니

한밤중 아니 꼭두새벽 파리에 있는 아들 퇴근 후

이 곳 티켓을 구입할 때,


"언제 또 가보시겠어요, 좋은 자리 합니다."

헉 그러나 가격표를 보니 일층 좀 괜찮은 자리는 무려

30만 원 돈. 세명이면 거의 백만 원인데?


안돼 안돼. 그냥 이 곳 들어가 보는데 의미가 있지

홀이 좋아 어디서건 소리가 꼭 같다쟎아

너무 비싸면 부담된다. 싫다.


"그냥 많이 싼 거 하자. 거기가 다 거기일 거야."

해서 골라낸 게 한 9만 원 정도 자리인데 흑 너무 심했나 보다.

 많이 꼭대기로 간다. 좋은 자리 할 걸 그랬나?


그래도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이 곳 체험한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자고!


그래 잘했어.

애들이 도대체 우리 돈을 못 쓰게 하잖아

음악회 티켓은 우리가 산다 해도 저렇게 막무가내 말리니

싼 거 하길 잘했어. 암 참 잘했어 ㅋㅋ


잘한 걸까? 너무 꼭대기다. 사람들이 코딱지만 하다. 에고.

그래도 이 유명한 곳에 들어와 제대로 된 오페라를 

관람한다는 것이 어디냐. 그거면 되었다.

가슴이 쿵쿵 쾅쾅 

어마어마한 샹들리에.

화재로 불타버린 것을 1950년대에 현대식으로

새로 만들었단다.


살롱 안도 살짝 2층엔 이런 룸이 가득.


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실제로 오페라를 관람하기 일보직전이다.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가 나는 원피스로 

남자들은 셔츠로 정신없이 갈아입고 달려온 우리.


이제 곧 시작하려는 듯 카메라 금지다.


아... 소리가 소리가...

무대 밑에 있는 오케스트라단에서 들려오는

풍부하고도 아름답고도 부드러운 소리.


우아. 집에서 듣던 서곡과는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너무 좋다.


성당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마리오 카바라도시.

오홋. 주인공이 한국인. 


이용훈,

전혀 서양인에 꿀림 읍다아아~


감옥서 탈출한 친구 안젤리토.

토스카가 오는 소리에

정신없는 두 사람.


숨어있는 친구 신경 쓰느라

토스카에게 집중 못하는 카바라도시.


그가 그리고 있는 백작부인 생각에 

자기에게 집중 안 한다고 질투하는 토스카.


호홋 그러나 마리오의 자상한 토닥거림에  

마음을 풀고 떠나면서 토스카는 계속 외쳐댄다.


"그래도 눈은 나의 검은 눈이 예뻐요

눈은 꼭 깜장으로 그려 넣으세요~ 꼭 깜장요~"


ㅋㅋ 질투~


열광적 박수 속에 일 막이 내린다.

그런데 잠시 쉬는 게 아닌가 보다. 한참을 기다려

무려 이십 분인가 삼십 분 지나서야 다시 시작되는 2막.

이렇게 많이 쉬는 줄 알았다면!!!

경감 등장

토스카는 그의 꼬임에

넘어가 탈옥수가 카바라도시 별장에 

있음을 말하고 몸을 달라는 그에게 카바라도시 

살려줄 것을 단단히 약속받고

결국엔 그를 죽여버리며 제 2막이 내리는데...


아 멋지다. 노래도 연기도.

내가 이 굉장한 곳에서 오페라를 보고 있다니.

아, 좋다. 정말 좋다.


열광적인 박수를 보내고

우~ 몰려 나가는 사람들~


이번엔 우리도 그들에게 합류

쫄쫄쫄쫄 그들 가는 대로 따라 나간다.


따라 나가 보니 곳곳이 너무 아름답다. 

웅장하기도 하고. 


모두들 어디로 가는가?

바로바로 이 홀. 휘황찬란한 이 곳에서 

음료들을 즐긴다.  


아들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더니

우리에게 자리 잡아주고 

길게 줄 서 있는 음료 파는 곳에 가 

와인과 맥주를 사 온다. 


이토록 멋진 곳에서 유명한 오페라를 보다

맥주, 와인과 함께 휴식이라니 오홋 너무 좋다.


까만 밤 카바라도시는 감옥에 있다.

밤하늘에 별은 빛나건만 토스카는 없고

그녀와의 사랑을 추억하며 부르는 '별은 빛나건만'


https://youtu.be/nGrYS-_ynBo


그때도 별은  저렇게 빛났고,

세상은 향기로 가득 찼었지.


한 시간 후면 나는  결국 죽는구나.

이토록 삶을 사랑해본 적이 없어.


높이 치솟았다가

절망적으로  떨어지는

아, 너무도 아름다운 선율.


너무 비극적이고 너무 슬퍼서

팡팡 눈물을 쏟을 것만  같다.

엉엉  으아아아


제 3 막 "총살당한 후 절대 금방 움직이지 마세요.

안 죽이기로 약속이 다 되어있거든요. 

한참 죽은 척하고 있어요. 그들이 알면 안 되어요."


아 얼마나 토스카 순진하고 귀여운가.

모든 군인들이 사라진 후 둘이 도망쳐 새 삶을 꾸릴

행복한 꿈에 부풀어 있다. 


"앗 왜 안 움직이지? 일어나세요 이제 일어나도 되어요

군인들 다 갔어요. 서둘러야 해요 빨리!"


아. 이미 죽은 카바라도시를 부여안고

대성통곡하는 토스카. 엉엉


모든 희망은 사라지고 절망 속에 결국

성벽 아래로 몸을 날리는  토스카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박수 박수 박수 한 열 번은 나왔다 들어갔을까?

그렇게 우리 한국인, 주인공에 대한

열광적 박수는 끝날 줄 모른다.

호홋 나, 한국인~ 으쓱으쓱 하하


끝이란 언제나 아쉽다.

모든 것 끝난 뒤~


꽤 늦은 밤

밖으로 나와도 모든 게 아름답고 

토스카의 감미로운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단체로 관람 온 걸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언제 다시 오겠는가 

눈에 잘 담아두자.

보고 또 보고


아쉬워도 이제는 우리가 떠나야 할 시간. 

밤 길을 걸으며 트램을 기다리며 

남편과 아들 그리고 나.


우리 셋은 이야기 또 이야기. 

아아 너무나 슬펐던 이용훈의

 '별은 빛나건만'


그 음률이 귓가에 맴돈다.

빠방 빠아아아아아앙 절묘하게 

올라갔다 곤두박질치는 그 멜로디를 

함께 소리 내 본다. 피곤한 줄도 모른다.

이전 18화 오스트리아 빈 자연사박물관 미술사박물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