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다산초당 동암 서암 보정산방

by 꽃뜰


<2017년 3월 여고동창들과 함께>




백련사 동백숲은 화재로부터 사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고려 말 원묘국사가 1만 평의 부지에 비자나무, 후박나무, 푸조나무 등을 심으며 조성했다. 비자나무가 오케 생겼나요?






비자나무(榧子~)는 늘 푸른 바늘잎나무로 일본 남부가 원산지. 사찰 근처에 심은 비자나무가 많아 일본에서 가져왔다고 하지만, 제주도 비자림은 자생한 것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 고로 한국 원산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후박나무도 몰라요~





후박나무는 녹나무과의 늘 푸른 넓은잎 큰 키 나무. 한국·중국·필리핀일본 등지의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며, 한국에서는 울릉도 및 남쪽 바닷가의 산기슭에서 자랍니다. 나무가 웅장한 맛을 주고 아름다워서 정원수, 공원수 등에 이용되고 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용으로도 심어집니다. 푸조나무는 요?






푸조나무는 느릅나무과의 갈잎 큰 키 나무. 나뭇잎은 어긋나게 자라며 긴 달걀 모양. 가운데가 쑥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나뭇잎 결에는 작은 톱니가 불규칙적으로 자라 있음. 30m까지 자라는 큰 키 나무 따뜻한 지방의 하천과 마을에 많이 자라며,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에 잘 견뎌 방풍림에 적당함. 아. 난 왜 이렇게 삼천포로 잘 빠지는 걸까. 갑자기 나무는 또 왜!!! 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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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서쪽 능선을 따라 나 있는 오솔길. 다산초당으로 가는 길인데, 동백숲은 주로 여기에 큰 나무들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혜장선사와 만나기 위해 설렘과 기쁨으로 줄기차게 다녔을 이 오솔길. 지름 20~30 Cm,

키 5~7 m 정도의 커다란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서, 그 안에 들어서면 대낮이어도 어둡다.


다산초당은 그리 높지도 멀지도 않은 산에 터를 잡고 있어 운동삼아 걷기에 적당하다. 정조대왕이 총애한
조선 후기 실학자. 천주교 박해의 희생자. 유배생활.





다산초당에서 연못을 지나면 다산이 저술에 필요한 책을 갖추고 손님을 맞던 곳이 있다. 사랑채 역할을 했던 이 곳이 바로 동암이다. 여기서 목민심서 등 많은 책을 썼다. 이 현판은 다산의 글씨를 집자한 것이다. 헉. 집자?


集 모을 집
字 글자 자

즉, 문헌에서 필요한 글자를 찾아 모은다는 뜻으로 우린 이 현판을 통해 다산의 글씨체를 엿볼 수 있다.





소나무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송풍 루라 고도 불리는 이 곳 동암은 다산이 저술에 필요한 2천여 권의 책을
갖추고 기거하며 손님을 맞았던 곳이다. 다산은 초당에 있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 머물며 집필에 몰두했다. 이 현판 '보정 산방'은 추사 김정희의 친필을 모각한 것이다. 모각?


模 본뜰 모
刻 새길 각

이미 있는 조각 작품을 보고 그대로 본떠 새김.





보정이란 말은 다산 정약용을 보배롭게 여긴다는 뜻으로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작품이다. '보'자와 '방'자의
대칭, 단순한 '정'자의 아랫부분을 회전하면서 동세를 주고 회선 하면서 '산'자를 위쪽으로 바짝 붙여 여백의 미를 강하게 나타냈다. 다산보다 24세 연하로서 학문적으로 다산을 흠모하였던 추사(秋史) 김정희.


‘정약용을 보배롭게 모시는 산방’

이라는 이 현판 글씨. 전혀 멋을 부리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구도가 빈틈없이 짜여 있다.





동암 바로 옆 아래쪽에 서암이 있다. 이 곳은 제자들의 숙소인데 차와 벗하며 밤늦도록 학문을 탐구하여 일명 다성각(茶星閣) 이라고도 했다.

茶 차 다
星 별 성
閣 누각 각


추사 김정희는 다산을 존경했다. 문집에도 다산에게 보낸 편지가 있고, 한 곳에 몇 개의 작품을 보내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현판의 글씨도 직접 써서 보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마침 도배 중인지 방안 가득
일하는 분들이라 겉모습만 힐끗 보았다.





초당에서 백련사로 가는 길목 잔등은 다산 선생이 흑산도에 있는 정약전 형과 고향이 그리울 때면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던 곳이다. 이런 선생의 마음을 되살리기 위해 후에 그 자리에 목조 기와 정자인 천일각을 지었는데 다산초당과 함께 명소가 된다.


'대밭 속의 부엌살림'

중에게 의지하니 가엾은 그중.
수염이며 머리털 날마다 길어지네.

이제 와선 불가 계율 모조리 팽개친 채
싱싱한 물고기 잡아다가 국까지 끓인다오.






하하. 다산은 시를 참 재밌게 쓴다. 다산초당에 처음 오고 산정에 식사 여건이 마땅치 않자 혜장이 젊은 중 하나를 보내어 다산의 밥 시중, 차 시중을 들게 했다.


빛나던 스님 아침에 피고는 저녁에 시들었네.
훨훨 날던 금시조 앉자마자 날아가 버렸네.


금시조: 인도의 전설에 나오는 용을 잡아먹는다는 새,

아암을 상징함.


슬프다. 이 분의 아담하고 깨끗함이여,
글로는 표현해서 전해 줄 길이 없어라.

그대와 함께 연구해 나간다면

오묘한 진리, 깊은 이치도 열어젖힐 수 있었으리.





고요한 밤에 낚싯대를 거두어 들면

달빛만 뱃전에 가득해라.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세월에서

그대 입 다무니

산속 숲마저도 적막하기만 하다오.


이름까지 나이 먹은 어린애인데
하늘이 수명만은 인색했네.

이름은 중이지만 행실은 유학자이니
그래서 군자들이 더욱 애달파하네.

혜장 스님의 죽음 뒤에 정약용이 쓴 시. 바로 전편에서 우리가 본 '아암장공의 탑명 兒菴藏公塔銘'인데

무언가 해석이 더욱 마음 속에 와 닿아 다시 한번 읽어본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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