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모텔에 여정을 풀고
<2017년 3월 여고동창들과 함께>
바닷가. 배 타기 좋은 곳 바다에 인접한 곳. "방은 어떻게 짜?" "일단 큰 방에 다 모여. 닦지도 말고. 우선 모이자고." "옛쏠~" 모두 모두 모여서 둥글게 둥글게 크게 멀리멀리 모두가 보이도록 그렇게 앉아서 혜옥이가 준 새우깡을 끌러 놓고 선옥이가 가져온 차가운 맥주를 펼쳐 놓고. 쨍그랑. 마셔요 마셔~ 히히. 정신!!! 파이팅!!!
자 이제 상품. 원선이가 준 그림과 에코백. 스카프. 그리고 숙현이가 만든 좌경. 요걸 어떻게 나눌꼬? 수상자를 어떻게 뽑을까? 뽑기를 할까? 가위바위보를 하까? 그래. 가위 바위 보 하자. 골프팀에서 가위바위보로 하는데 그거 무지 신나. 사람이 너무 많아. 밤새도 못 끝낼 걸? 가위바위보로는 힘들어. 아. 어떻게 할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 고민. 종이에 적자. 그래그래. 커다란 백에 일단 종이를 잘게 잘라 안에 넣는 거야. 그 종이쪽지에 상품을 적는 단 말이지.. 좋아 좋아.
그림, 에코백 1, 에코백 2, 스카프, 좌경. 상품명을 적어 넣고. 그러니까 뽑아서 이것들 중 하나가 나오면 그걸
가져가는 거야. 아무것도 없으면 꽝인 게야. 알았지? 알았어. 오케이. 둥두그두그당당 두그두그 당당당. 자. 돌려!! 시작!!! 뽑기 시작. 아~ 떨려. 나, 저 그림 꼭 갖고 시포~ 잘 뽑아야지. 숙현인 갓 태어난 손주 보여주느라 정신없고. ㅋㅋ 제 정신일 수가 읍제. 본인이 애기 낳은 듯. 손주 자랑 본래 사진 5만 원 동영상 10만 원 인디...
한창 버스 달리고 있을 때 현장에서 출생한 고로 모두 모두 용서~ 맘껏 자랑하셔. 숙현이. ㅎㅎ
꽝.나 꽝이야. 에고... 꽝 꽝 꽝.. 영선이 에코백 당첨~ 와우~ 짝짝짝 좋겠다. 또 꽝꽝 꽝.. 꽝 또 꽝.. 정자 에코백~ 와우. 박수~ 그리고 정선이 스카프. 너무너무 이쁜데. 좋겠다. 부러움의 눈초리. 쫘악. 그리고 돌고 또 돌아서
뽑아요 뽑아.. 캬 몇 명 안 남았는데... 아직 선물이 꽤 있어. 일등도 남아 있는 걸. 될 확률이 높아요. 두그두그당당... 나... 꽝.. 점점 좁혀지는 일등 상. 정말 몇 명 안 남았는데... 정희... 와우.. 그림!!!! 오늘의 최고상!!! 박수 짝짝짝...
그런데 정희.. 잠시 있다가 모든 투표가 끝났을 때 일등 상 탄 소감 한마디 하랬더니... "나. 멀리 뉴저지에서
온 혜숙이가 무언가 타게 되기를 정말 바랬어. 그런데 아무것도 못 받더라. 그래서 나!!! 기꺼이 우리 혜숙이에게 이 일등상을 양보 하노라!!!! 혜숙아. 멀리서 와주어 정말 고마워~" 우와... 우~ 두구두구 당당 우우우우
박수~ 박수 박수~ 우레와 같은 박수. 혜숙이 좋아 어쩔 줄 모르고.
그런데 맨 끝으로 숙현이가 뽑았는데 바로 자기가 제공한 좌경!!! 을 뽑은 것. 투표 다시 하자아아~ 하하. 꽝 나온 친구들이 주장했으나.... 밤도 깊었고 피곤도 하고. 스카프를 뽑은 정선이랑 좌경을 뽑은 숙현이랑 서로 바꾸기로 한다. ㅎㅎ 그렇게 따뜻한 우정의 우리들 잔치는 끝나고 각각 맘에 맞는 친구들끼리 방을 짜서 흩어졌으니... 여기서 가끔 키 큰 아!! 들의 횡포가 보이기도 했으니. ㅋㅋ
고3 때 10반 맨 뒷줄 쭈르륵 네 명. 정자, 선옥이, 영선이, 정애. "울 네 명이 오늘 밤 몇십 년 만에 같이 자야 할 팅게~ " 하면서 선량한 작은 아이를 내쫓았다는 서글픈 전설이.... 흑흑. 제일 큰 방. 우린 청소를 해야 했다. 우쒸~ 아무도 정리정돈 도와주지 않은 채 모두 자기들 방으로 나가기 바빴으니. 청소는 뒤풀이 방에 남은 우리들 차지. 종란이가 종이로 쓰레받기를 만들어 왔고 어디선가 커다란 비닐봉지도 구해왔다. "너. 도대체 요렁거
어디서 났어?" "재주도 좋아." 감탄하며 우리는 룰루랄라 친구들이 잔뜩 어질러 놓은 것을 치운다. 남은 새우깡과 맛동산은 종란이 가 구해 온 커다란 비닐봉지에 손으로 골라 담는다.
그리고 잠을 자는데 내 왼쪽에 미경이, 내 오른쪽에 윤숙이. 그리고 머리 위로 종란이, 숙현이, 정선이. 불을 모두 꺼 방 안은 캄캄한데 둥글게 이불을 말고 그 속에 쏙 들어 가 있는 내 머리 위의 숙현이. 이불을 들척일 때마다 간간이 불빛이 새어 나온다. 미국서 딸이 낳은 손주를 보고 또 보고... 그러나 보다. 그리고 드르렁드르렁 내 옆 윤숙이의 곤한 잠. 그렇게 우리들 사연 많은 길고 긴 밤은 새록새록 깊어 간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