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으로!

착착착착 위병들 교대장면포착

길게 늘어선
크렘린 벽따라
온갖 꽃들과 나무들로
꾸며져 있는 알렉산더 가든

곳곳에서 보이는
양파모양의 독특한 지붕들

눈이 와서

공원은 많이 춥고
쓸쓸하다.

치적치적
거리가 축축하다.
날씨도 축축하다.

배낭안에 넣어두었던

모스크바 안내 책을

배낭 도난과 함께 다 잃어버려
우린 장님이나 마찬가지다.

G맵으로 모든 걸

해결해주던 아들도 없다.

맹인들 코끼리 다리 만지듯
우린 둘이서 발길 닿는 대로
그저 많이많이 눈에 가슴에
담아둘 뿐이다.  

러시아 황실을
상징하는 쌍두독수리

사실 이 상징은
여러 곳에 있었다.

알렉산더로프 공원
입구 문 위에도.

탑 위에도.

말들 너무 멋지다.
아니나 다를까.
실내 승마학교 앞이다.
호홋. 사실 나중에 알았다.

책자도 없지
가이드도 없지
시간도 없지

열악한 여행환경
그러나 어쩌랴

비행기표 싸게 사~

모스크바 붉은광장 구경해~

스탑오버로 살짝 덤으로 

얻은 거 무조건 감사해야지~

크렘린 궁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어딘지,
들어가는 표는 어디서
사는지 도통 모르겠다.

물어물어
어찌어찌 겨우
표사는 곳 발견.

줄이 뺑글뺑글
겨우 기다려
크렘린 궁으로 들어가는
표 획득. 오예~

쪼~ 아래 보이는
칼라풀한 박스.

그 안에서 표를 사고
바로 우리 앞에서 

우리와 꼭 같은 표를 산 

사람들을 따라 쫄쫄쫄쫄

아니 씩씩하게 착착착착

따라가는 거 아닌 척.
잘 알고 가는 척. 히히.

길고 높은 빨간 벽
크렘린 벽

그 벽에는 이런 모습의
탑이 군데군데 있고 각각

고유의 이름이 있다.

요건 트로이츠카야탑이며
몸 검색대를 거쳐
크렘린 궁이 있는 곳으로
입장하는 곳이다.

헉. 무시무시한 대포!
구경 890 미터.
무게 40톤의
세계에서 가장 큰
대포, 황제의 대포이다.

한번도 발사된 적이
없다한다.

대포 앞 탄환은
19세기에 만들어진 장식품.

이번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종.

황제의 종이다.
금 72키로와 은 525키로가

들어간 총 무게 202톤

직경 6.6미터 높이 6.1미터의
세계에서 제일 큰 종

1735년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얼마안가
대화재가 나고

이 종이 불에 벌겋게
달아 올라있는데
화재 진압의 찬물이
쏟아 부어져

종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다.

그래서 결국 한 번도
울려보지 못한다.

아. 너무 예쁘다.
성모승천사원

국왕들 대관식 치러지고,
정교회 총주교들이
선출되고 승리 기도회 등
러시아 최고 사원.

모스크바 대주교및
총주교들의 시신을
모시고있다.

양파모양의 이 독특한
지붕들은 보면 볼수록
참 특이하고 예쁘다.

앗. 그런데..
무언가 일이
벌어지려나보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리고 깔끔한 정복의
군인들이 착착 우리 코앞에
와서 차렷!!! 정렬하는 게 아닌가?

오잉? 웬 떡?  오홋.

                                                                                                            

저렇게 많은 군인들이
곳곳에 정렬해 있는 위병들과
교대를 하는 가 보다.

그렇구나. 출발은 저렇게
많은 군인들이 일제히
같이 하는 구나아아~

정말 횡재한 느낌이다.

순식간에 일어난 행진에
모두들 멍~

아쉬움에 안녕~
잘들 가요~ 호홋.

모스크바 강에 가깝고
러시아 심장부를 대표하는

크레믈린 궁의 어원은
방어를 목적으로 한 성벽

너무도 독특하고
예쁜 지붕들.
정말 양파모양. ㅎㅎ

하얗게 눈이 왔는데
빨갛게 예쁜 나무.

                                                                                                                   

함박눈이 여전히
펑펑 내리고 있다.

쓸쓸한 모스크바를
뒤로하고 우리는
서둘러야한다.

나랑 서방님이랑
단 둘이서 G맵도 없이
가이드도 없이
안내 책자도 없이
공항까지 무사히
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