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여고동창들과 함께>
洞 마을 동
天 하늘 천
石 돌 석
室 집 실
하늘로 통하는 동굴이라는 뜻의 동천석실. 그곳으로 가는 입구에 있는 다리. 상판이 모두 이렇게 커다란
통으로 된 돌이다. 살짝 옆에서 찍었어야 하는데 위에서 길만 찍어, 다리인지 통돌인지가 전혀 내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아 인터넷 사진을 캡처해 오른쪽에 놓는다.
하늘 정원 이라고도 불리는 동천석실. 윤선도는 이 곳을 오가며 책을 읽고 차를 마셨다. 헉헉 헉헉 아이 숨차.
윤선도가 매일 이 곳을 걸어 저 산 중턱에 있는 동천석실까지 갔단 말이지? 그래. 그러니까 건강해서 그 옛날에80 넘게 까지 살은 게지. 두런두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걷고 또 걷는다. 윤선도가 부용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산 중턱 절벽 위에 지은 1칸짜리 정자 동천석실에 가기 위해서.
보길도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 그곳을 향해 우리는 걷고 또 걷는다. 아니, 오르고 또 오른다. 하하 영차 영차. 가파른 산 길에 힘들어하면서도 아, 윤선도는 얼마나 좋아. 정말 신선놀음이었겠는 걸. 매일 녹음 우거진 이 숲길을 걸어서... 그러게 말이야, 책을 읽고 하늘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모두 감탄만 하고 있을 때 누군가 일격. 하인들은 죽어났겠군. 우리 모두는 깜짝 놀라 서둘러 생각을 다른 쪽으로 한다.
아. 그래. 윤선도 홀로 이 곳을 온갖 짐을 들고 다니진 않았겠지. 맞아. 차를 즐기려면 딸린 것들이 얼마나 많아. 그뿐이겠어? 식사도 해야겠지. 책도 봐야겠지. 그거 다 실어 나르려면 하인들은 죽어났을 거야. 헉헉... 숨이 찰 수록 힘들었을 하인들의 노고를 생각하는 쪽으로.
와우. 한참을 헉헉대며 올라가니 드디어 무언가 보인다. 동천석실? 노노노~ 윤선도가 가끔 코~ 잠자고 갔다는 침실이다. 동천석실에서 약 20m 아래에 있는 정자형 침실로 크기는 비슷하다. 2002년 불굴 조사 시 석열과 기둥자리와 온돌, 연도가 발굴되었으며 고산 윤선도가 추운 날에 불을 때고 잠시 쉬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아궁이가 석축 아래 멀리 있어 온돌구조가 특이하다. 아. 들어가 누우면 그대로 잠들어 버릴 것만 같은... 그런 침실. 그 주변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부용동이 고스란히 내려다 보이는 그 풍경에 우린 감탄에 감탄을 한다.
헉헉. 아이고 힘들어. 제2진 도착. 다 왔어. 조금만 더. 동천석실은 여기서 더 올라가야 한다. 헉헉 힘들게 올라온 친구들. 뭬라~ 더? 먼저 올라온 친구들은 멋진 경치를 감상하고... 헉헉대며 올라오는 친구들을 안쓰럽게 바라본다. 빨리 와. 조금만 더 힘내.
저~기가 거기 아냐? 그래, 그래. 맞아. 동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이 곳에서 우리는 아는 곳을 찾아내고 기뻐한다. 에구에구 에구구구 하이고 힘들어~ 열심히 올라오는 친구들. 헉헉 헉헉헉 하이 고오~ 아직 멀었나요? 올라오는 친구들은 이미 올라와 내려다보고 있는 우리가 무척 부러울 게다. 하하
올라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와우 어쩜 부용동이 다 보여. 도착하는 대로 힘들게 온 만큼 사진 찍으랴 정신없으면서도 감탄사 연발이다. 여기까지만 와도 사실 괜찮아~ 하도 친구들이 힘들어하니까 우리의 리더 길쌤이 제안한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목적지가 코 앞인데. 갈까? 말까? 너무 힘들 것 같아.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망설이는데 얘들아~여기 쉬워 보이는 길이 있어. 선옥이의 커다란 소리가 들려온다.
못 먹어도 고우~ 가보자. 그래. 여기까지 와서 동천석실을 쳐다만 보고 갈 수는 없지. 가자. 어서 와~ 아무것도 아냐. 아주 쉽게 올라올 수 있어. 정선이와 선옥이가 빨리 오라 우리를 재촉한다. 오예~ 갑니다. 앞으로 앞으로.
갈까? 말까? 에라 가자!!! 였을 게다. 힘들고 귀찮기도 하고... 웬만하면 침실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끝낼 뻔
했지만, 선옥이 앞장으로 일단 올라가기 시작하자, 너도 나도 줄줄이 용감하게 나선다. 엇들 엇들 가자. 가.
우리가 언제 또 이리 올라갈 수 있겄냐. 씩씩하게 앞으로 앞으로.
갈 수 있을 때 가야지. 암 암. 모두들 길을 나서서 동천석실을 향해 올라간다. 하늘은 파랗고 흰구름 두둥실
높이높이 조심조심 씩씩하게 파이팅!!! 망설 망설이던 정자, 윤숙이 영선이, 월옥이, 명숙이. 걷기 싫어하는 그들까지 모두 에잇 가자!!!! 결정하고 올라가는 그 순간.
앞서가던 미애가 줄을 거스르며 선희 있는 곳으로 내려온다. 씩씩하게 앞서가다 포기하고 돌아서는 미애. 다리가 아프단다. 에고. 그래 무리하지는 마. 가서 잘 쉬고 있어. 다리 때문에 애초 포기한 선희는 험한 길에 자식 떠나보내는 걱정스러운 엄마 모습으로 우리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하하 재밌다. 꼭 스님 모습. 코 앞에 보이는 동천석실. 우아아아아아 우리가 그 꼭대기까지 올라온 거야. 와우. 와~ 이 경치 좀 봐. 어쩜. 한눈에 온 마을이 다 보이네~ 이쪽에서 내려다 보고 저쪽에서 내려다 보고 이쪽저쪽
윤선도가 바라보던 곳을 놓치지 않으려 우린 비잉 둘러 경치를 감상한다.
이젠, 윤선도가 차를 끓여 먹던 그 돌판 위에 한 명씩 올라가 서보기로 한다. 내려다보니 아찔. 무시무시. 온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동천석실 앞 평평한 바위. 이 바위 위에서 그는 차를 즐겼던 것이다. 도르래로 먹거리를 운반했다는 말도 있다. 찻 상 위에 우린 궁둥이를 깔고... 인증숏을 찍는다. 히히. 여기서도 성격이 그대로 나타나니 정자랑 나는 철퍼덕 완전히 그 위로 올라가 궁둥이로 찻상 전체를 제압하는데 조신한 윤심이는 얌전하게 살짝 궁둥이 한쪽만 조심스레 걸친다. 하하
모니 모니 해도 이 안에 들어와 보능거이 최고여. 정자랑 월옥이랑 정선이랑 어느새 동천석실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어서들 들어오시와요~ 일찌감치 자리 잡은 정자가 주인행세를 하고. 호홋. 야야 이것들 좀 먹어. 지친다. 한 보따리씩 우리들 간식을 챙겨준 것도 어딘데... 영선인 곳곳에서 우리들 먹거리를 챙겨준다. 큰 손. 엄마 손. 너두 먹어. 너두. 잘 먹어야 해. 그래야 지치지 않아. 멀리 있는 친구까지 열심히 챙기는 영선이.
저~ 아래 우리가 타고 온 빨간 버스가 보이고... 힘들게 올라온 만큼 각자 핸드폰에 동천석실 남기느라
여념이 없다. 아. 좋아. 여기 참 좋다아아~ 그치? 너무 좋아. 그저 우리들 입에선 웃음이 떠나가질 않으니
저 멀리 내려다보이는 멋진 경치들 그리고 동천석실. 아. 이 높은 곳에서 윤선도가...
캬~ 놀라운 생명력이라니... 누군가의 감탄에 휙 돌아보니 세상에 거대한 바위들을 뚫고 삐죽 올라온 작은 나뭇가지 하나. 와우. 잘 자라라~ 살살 어루만지 듯 그 주위를 돌며 파팍 우리의 힘찬 기를 전달해준다. 하하.
다리가 아파 올라오지 못해 저 멀리 윤선도의 침실에 머물고 있는 선희와 미애. 선희야야~ 미애야아~ 우리는 목청껏 그 애들 이름을 부르며 훠이훠이 손을 흔든다. 그래도 하나는 외로워 둘이 있으니 다행이야.
이 멋진 경치에 이 높은 산 중에 글이 절로 되었겠어. 책이 절로 읽어졌겠어. 그야말로 신선놀음이네.
이 곳에서 마시는 차의 맛은 얼마나 좋았을까. 기가 막혔으리라. 저마다 감탄 또 감탄.
더욱더 쪼끄맣게 보이는 저 아래 선희, 미애. 요길 함께 감상 못하는 게 아쉬워 우린 자꾸 선희야아~
미애야야~ 불러대고 바라본다. 빨리 와아~ 기다림에 지친 선희, 미애. 그래. 내려가 잣. 헉.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밧줄 꼭 잡고~ 하이고오 떨어지겠어. 무서워. 괜찮아. 조심조심 여기 잡고. 오달달달 떨며 내려오는 가팔랐던 만큼 험악한 내리막 하산길. 그래도 터져 나오는 웃음 하하 푸하하하 우리는 여고 동창이어라.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