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리 해수욕장
<2017년 3월 여고동창들과 함께>
기진맥진 식당에 도착한 우리에게 제공되는 우아~ 너무도 맛있는 전복죽. 깔끔한 밑반찬 하며 우아아아아아 너무너무 맛있어. 허겁지겁 정신없이 퍼 먹는 헤헤 지친 우리들. 아~ 배고파 전복죽 나오기까지 얼마나 배고파 배고파하였던고. 창 밖으로는 바닷물이 넘실넘실 창 안으로는 친구들 배가 꼬르륵꼬르륵
자~ 자~ 먹는 게 남는 거야. 많이들 먹어. 극기훈련과도 같은 험난한 일정에 마치 패잔병 같은 모습으로 쫘악 뻗어있는 친구들에게 전복 찌개를 한 사발씩 떠 주는 정자. 먹자. 먹자. 우리 맛있게 먹자. 길게 세 테이블. 정자가 앉은 곳은 전복 찌개. 나머지 두 테이블은 전복죽. 시장이란 반찬 때문이었을까 최고라는 명성 때문이었을까. 아, 정말 너무너무 맛있다.
요거구나~ 정말 저 쌩쌩하게 살아있는 것좀 보아. 우아... 신기해. 식사 후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수족관의 해산물들 활기참에 놀라는 설 샥씨들. 하하
밖으로 나오니 쨍쨍 땡볕이다. 보길도에서 가장 번화가란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 두둥실~ 한적한 바닷가 최고 번화가에서 전복죽이 최고로 맛있다는 바로바로 요 횟집이다. 이 횟집 앞은 쫘악 파란 바다가 폼나게 길게 길게 펼쳐져 있다.
횟집 앞 바닷가를 거닐며 살짝 바다 구경을 하지만, 그러나 아~ 쨍쨍~ 너무 강한 햇빛. 서둘러 우리들 버스로 올라탄다. 에어컨 빵빵한 우리들 버스 안에서 친구들 모두 타기를 기다리고 있는 데... 한껏 멋을 부린 어느 아저씨가 불쑥 차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면서 크게 외치는 말, 우리 와이프도 정신여고 나왔어요. 그래서 한 번 올라와 봤어요. 여행 잘하세요~ 정확히는 기억 안 나나 여하튼 요런 류의 멘트를 뱉고 너무 신기해하고 반가워하고 해서 우리 모두 깔깔 푸하하하 몇 년 생이어요? 63년생입니다. 아, 우리 후배네요~ 웃으며 손뼉 치며 한참을 즐겁다. 하하 그렇지. 우리 버스에는 정신여고 동창회가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하하
경사가 완만하고 송림이 아름다운 곳 중리 해수욕장. 비단결 같은 고운 모래. 수백 년 된 300여 그루
소나무가 감싸 안고 있는 곳. 제주로 가는 길목 우암 송시열이 탐라국 제주로 귀양 도중 임금에 대한
충성과 그리움의 글을 남긴 곳.
이제 그 유명한 송시열의 글씐 바위로 간다. 양 옆으로 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그 가운데 쫘악 펼쳐져 있는 너무도 예쁜 돌길. 저 멀리 얼핏 바다가 보이는 듯하더니 돌길 끝까지 가자 와우 정말 바다가 나타난다. 바위 길 따라 쫘악 펼쳐지는 아~ 너무도 멋진 풍경. 우리 뒤로 멀리 떠 있는 거대한 전복 양식장.
어서 와~ 여기 송시열이 쓴 시가 고대로 있어. 그래? 정말? 그래서 글씐 바위구나? 헐레벌떡 달려 올라가는 우리. 여기!!! 글이 보인 다아아 아~ 우리는 정말 화들짝 놀라 바위에 새겨진 송시열의 글을 한 자 한자 짚어 가며 큰 소리로 읊어 댄다. 아. 너무 신기해. 정말 이 커다란 바위에 글자가 있다니... 떠듬떠듬 보이는 대로 크게 읽어 본다. 와우.
八十三歲翁 蒼波萬里中
팔십삼세옹 창파만리중
여든셋 늙은 몸이
푸른 바다 한가운데 떠 있구나
一言胡大罪 三黜亦云窮
일언호대죄 삼출역운궁
한 마디 말이 큰 죄 되어
세 번이나 쫓겨나니 궁하구나
北極空瞻日 南溟但信風
북극공첨일 남명단신풍
대궐에 계신 님을 속절없이 우러르며
다만 남녘 바다 순풍만 믿을 밖에
貂絿舊恩在 感激泣孤衷
초구구은재 감격읍고충
단비갑옷 내리신 옛 은혜 있으니
감격하여 충정으로 흐느끼네
오홋. 우리 정말 대단해~ 히히 정신!!! 그 학구열 놀라워라. 사실 무척 피곤했음에도 이 거대한 바위 끝까지
올라온 것도 대단한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바위에 새겨진 글자 하나하나 맞나? 그렇지? 몰까? 맞아 그거야. 확인해가며 뜻이 통하면 우아 맞아 그래 그거야 와우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고 다시 찾고 다시 맞추고 놀라며 기뻐하며... 아. 우리는 공부 잘하던 정신이어라. 호홋. 불타는 학구열. 험난한 여정에도 절대 지치지 않아.
파란 하늘 흰 구름 두둥실 저~기가 제주로 가는 길이란 말이지? 송시열이 그렇게 제주로 가다가~ 그치그치
풍랑을 만나 여기서 쉬어 가게 되지. 그때 왕에 대한 충정의 그리움에 이 바위에 시를 남기지. 숙종이 장옥정에게서 난 아이를 원자로 책봉하고 그녀를 희빈으로 삼겠다 하니 반대하다 왕의 노여움을 사 제주 귀양길에 오르게 된 거야. 무성한 역사 이야기들 재밌어라. 길쌤의 끝없이 펼쳐지는 재밌는 이야기. 보길도의 끝없이 펼쳐지는 멋진 바다.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우리의 학구열 하하 정신!!! 듣고 또 듣고 보고 또 보고...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