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여고동창들과 함께>
보길도 가장 서쪽 보옥리 조금 못 가 망월봉 끝자락의 툭 튀어나온 곳에 망끝 전망대가 있다. 춥고 배고프고
오달달달 떨릴 지경의 지독한 피로감이지만, 우리가 누구냐 정신여고! 일단 볼 수 있는 곳은 다 보자구! 오 예! 힘 내잣!!!
쐥쐥~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아... 춥다. 추워. 오달달달 그러면서도 우린 바다. 그 멋진 풍경에
우아아아아아~ 입이 절로 벌어졌으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 풍경이라는 망끝전망대
그러니까 정리해보면, 우리는 해남 땅끝마을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걸려 노화도로 왔고, 그 노화도에서
옛날엔 배를 타야 했지만, 이젠 새로 생긴 빨간 다리를 건너 보길도에 왔다. 그리고 지금 망월봉 끝자락의 툭 튀어나온 망끝 전망대에 와 있다.
아~ 추워. 패잔병이 따로 없다. 추위와 배고픔의 전쟁터 병사들이 딱 이 모습일 터.
추워서 나가기 싫어~ 따뜻한 버스 안에서 버티고 있는 친구들을 결국 모두 끄집어내린다.
너무 멋지단 말이야~ 잠깐이라도 나와 봐.
끝없이 너른 바다. 눈 앞에 펼쳐지는 추자도, 옥매, 가도, 상도...
다도해의 수많은 섬들. 윤선도가 제주로 가다 태풍 피해 잠시 왔다
폭 빠져버린 매력적 풍경. 그 보길도에서 가장 뛰어난 조망 망끝전망대.
와이... 이름이 망끝 전망대?
고기를 잡으러 나간 어부들의 아내가
배가 들어오는지 망을 보던 언덕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임. 엣 헴.
그런데 쌩쌩~ 바람이 너무 세다. 으으으으 추워~
발아래 펼쳐지는 해안선 모습.
절벽의 바위를 파도가 부딪는 소리.
철썩철썩. 아. 멋지다.
바다를 보고 또 보고.
김남조 님의 시였던가.
먼 바다로 떠나는 마음
알겠다
깊은 산 깊은 고을
홀로 찾아드는 이의 마음
알겠다
사람세상 소식 들으려
그 먼길 되짚어 다시 오는
그 마음도 알겠다
바다... 이 정도로는 부족해. 춥고 배고프고 떨림에도 불구하고 전망대 옆으로 트인 길을 따라 몇몇은 아래로. 아래로. 와우. 이렇게 멋진 곳이. 시간이 늦지만 않았어도 친구들이 지치지만 않았어도 날씨가 춥지만 않았어도... 더 많은 친구들이 이 멋진 바다를 여기까지 내려와 맘껏 즐길 수 있었을 것을.
그럼 여기서 살짝.
망끝 전망대와 땅끝 전망대의 차이는?
망끝 전망대는
육지가 아닌 데서
조망 가능한 끝 지점으로
보길도에 있고,
땅끝 전망대는
육지에서 조망할 수 있는
끝 지점으로 해남에 있다.
하늘에서 쫘악 내리쬐는 해님.
아. 멋지다. 어쩜.
이해인 님의 시가
절로 읊어지는 풍경이어라.
늘 푸르게 살라 한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내 굽은 마음을 곧게
흰모래를 밟으며
내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바위를 바라보며
내 약한 마음을 든든하게
그리고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
갈매기처럼 춤추는 마음
늘 기쁘게 살라 한다.
이 바다를 향하는 한 우리 모두 시인이어라. 많이들 함께 이 아래까지는 못 내려왔지만, 내려온 우리는 정말 멋진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영선이가 기쁨에 겨워 소리치고 월옥이, 우정이가 합류하여 다시 파이팅을 외친다. 바다는 철썩 처얼썩.
하늘의 해님은 그 얼굴을 감추며 우리를 이제는 집으로 가라 가라 하시고, 여기 참 멋지지? 그래. 너무 좋아.
다음에 꼭 또 오자. 그래그래. 떠나는 맘 섭섭하여 다시 또 올 것을 약속하며, 보고 또 보고 그래도 또 보고 싶은 바다를 뒤로 하고 우리는 빨간 버스를 타고 숙소를 향하여 달리고 달린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