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언철 Dec 16. 2021

수술 후 일상생활로의 복귀

"선생님, 요즘 남편 땜에 죽겠어요. 무슨 일을 못 하게 하고 자꾸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데..."

"좀 섭섭하네. 수술받고 힘드니까 회복 잘하라고 그랬지. 뭐 딴 거 있나?"


대장암으로 수술받은 부인 간병을 지극정성으로 하던 남편이 수술 후 퇴원해서도 부인에게 집안일을  안 시키겠다고 본인이 다한다는 부인의 하소연이었다. 

나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다정한 모습이 보기 좋으세요. 그래도 수술 후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몸을 자꾸 움직이는 게 좋아요. 집안일도 마찬가지로 하실 수 있는 건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되고요. 몸을 움직여야 장운동에도 도움이 되고 장운동이 잘되어야 식사를 더 할 수 있고 기운이 생기니까요."


그렇다 결론적으로는 퇴원해서도 가급적이면 몸을 움직이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가벼운 청소나 정리와 같은 일도 괜찮고 원래 집에서 하시던 소일거리가 있으면 하셔도 문제 될 것은 없다. 

과유불급 (過猶不及).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절대 몸에 무리가 갈 정도의 운동이라든지 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수술 후 병동에서 아마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나가서 운동하시라는 이야기 일 것이다. 병원에서 운동이라고 하는 건 걸으시는 것뿐이더라도 우리 몸이 회복하는 데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 직후 퇴원하고 나면 수술 부위 통증이나 불편감으로 거동이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진통제의 도움을 받고서라도 가능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지금의 추세는 입원하여서 수술 전까지 금식 기간도 줄이고 수술 후 식이도 빠르게 진행하고 수술 후 배액관은 가급적 꽂지 않으며 꽂더라도 빨리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유는 그렇게 해야 환자분들의 회복이 빠르다는 연구결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빠른 회복은 이른 퇴원을 뜻하고 이른 퇴원이 더 좋을 수 있는 이유는 본인이 익숙한 환경에 빨리 복귀했을 때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회복이 더 잘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원 후 요양병원으로 가시겠다고 하는 환자분들께 가급적 집으로 퇴원하시도록 설명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환자 복을 입고 병원에 입원을 해 계신 경우는 심리적으로 본인이 계속 환자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래서 움직임도 움츠려들고 오히려 적어지는 경향이 있고 움직임에 제한이 되다 보니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진다. 집으로 퇴원해서 평상복을 입고 일상적으로 하던 일을 하게 되면 그 반대로 움직임은 더 늘어날 수 있고 움직이는 시간도 길어진다.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사회생활 복귀도 수술 후에 얼마든지 하실 수 있다. 수술 후의 일상으로의 복귀는 중요하다. 수술 후에 여러 가지가 바뀔 수 있다. 배변 습관의 변화도 있을 수 있고 식사 패턴도 바뀔 수 있겠지만 천천히 몸이 적응되어가고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본인이 익숙한 환경에서 있을 경우에 좀 더 빠를 수 있다.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수술이라는 큰 사건을 경험한 신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환경에서 본인에게 익숙한 활동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장암 수술 전후의 빈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