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여행, 대륙 횡단
런던에서 머물 게스트 하우스에 대충 짐을 풀고, 바로 밖으로 나와 시내 중심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영국을 떠나기 전, 런던 중심부 번화가의 밤거리를 보고 싶었다. 두 주전 런던에서는 다음날 일정을 위해 해가 지면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지만, 이제 영국을 떠날 날이 얼마 안 남았고 언제 또 올지 알 수 없었다. 두 주 전 머물렀던 숙소와 가깝다 보니 시내 중심부까지 걸어가는 길도 같았다. 익숙한 거리를 걸으며 처음 영국에 도착해 트라팔가 광장 쪽으로 걸어가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 느꼈던 설렘을 다시 되새기다 보니 이전 숙소에서 일주일간 함께 했던 호스트가 생각났는데, 연락을 해서 한 번 보자고 하려다 고민 끝에 하지 않기로 했다. 반갑게 맞아 줄 거 같았지만, 일주일간 같이 살며 느꼈던 친밀감 역시 영국을 떠나기 전에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런던의 밤거리는 서울의 번화가와 다르지 않았다. 서울보다 조명이 조금 어두운 느낌이었지만 시끄럽고 사람들로 붐비는 건 똑같았다. 사람들 속에 섞여 발걸음 가는 대로 걷다 한 초밥 체인점에 들어갔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후로 쌀밥은 먹지 않고 빵과 샐러드, 과일 등으로 식사를 했는데, 거리에서 초밥 체인점의 간판을 본 순간 오늘 저녁은 무조건 초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밥 자체는 평범한 맛이었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가게 안 테이블에 앉아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잠시 동안 그 거리의 일부가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