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시인의 문장이 목놓아 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힘이 들거나 울고 싶을 때면, 늘 시(詩)를 읽고는 한다. 요즘엔 이규리 시인이 쓴 시를 부단히 읽고 있다. 울고 싶단 얘기다. 시는 나에게 한 치의 모자람도 없이, 공간을 내주는 글이다. 여러 번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로 쓰인 시는, 여백과 깊은 울림이 있다. 읽는 시간과 비례하여 수많은 감정을 느끼며 소모하기 마련이고, 그 감정의 크기만큼 진한 여운을 느끼고는 한다. 때로는 그 속으로 들어가, 마음껏 울기도 한다. 시인의 글과, 여백이 있는 지점에서 눈물을 흘리는 나의 모습은, 시의 문장으로 가려져 있어 아무도 볼 수 없으며, 울음소리는 단어 속에 스며들어 무음이 된다. 시의 운율은, 나를 꼬옥 껴안고서 토닥이는 파동이 되어준다. 이처럼 시는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 수 있고, 지친 마음을 시인의 함축적인 글로써, 그리고 화자의 마음으로써 따듯하게 매만져주는 곳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시를 읽는다. 언젠가는 시를 쓸 것이다. 내가 써 내려간, 시의 문장 속에 누군가 언제라도 들어와서 목놓아 울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