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퇴적물처럼 쌓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늘 아침마다 확인하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오미크론이 우세종화 된 이후 가급적 안 보려 노력한다. 물론, 업무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놀라운 숫자를 접하게 되지만 말이다. 누군가는 이 전염병을 감기나 독감으로 치부하며, (걸려도)별 거 아니라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고 얘기한다. 무엇이 맞는 말일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저 나와 주변 사람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만 하더라도 건너 건너서도 듣기 어렵던 확진 소식이, 지금은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생하는 일이 돼 버렸다. 이처럼 전염병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지긴커녕 오히려 일상 속에 더욱 깊숙하게 침투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늘 조심하고 또 조심하려 노력하지만, '언젠가 나도 걸리겠지'란 생각을 마음 한편에 지니며 산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가벼울 것 같아서다.
노력해도 지울 수 없는 가장 큰 고민과 걱정은, 내가 걸리는 것을 넘어 그로 인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나아가 불특정 다수에게도 적잖은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코로나가 우리에게 주는 무서움이 아닐까. 전염병이 창궐한 이후 늘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면에 어두움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햇살이 드리운 곳에서는 큰 소리로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반대로 그늘이 진 곳에서는 전전긍긍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 빛이 깃드는 곳에 희망마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엔 온통 두려움과 절망, 무력감만 존재하게 될 것이므로. 여태껏 그래 왔듯이, 우리는 앞으로도 부둥켜안고 살아나가야 하지 않은가. 그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은가. 새 계절엔, 미래에 대한 불안을 조금이나마 걷어내고, 희망을 채울 수 있는 날들로 가득했으면 한다. 그래서 봄을 기다리는 지금도 희망을 말한다. 희망이 퇴적물처럼 조금씩 쌓이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