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우려가 현실이 된 날
걱정과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언젠가 나 역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될 것이라는 (두려운)마음을 지니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된 것이다. 재택근무가 있던 날, 아침부터 목이 크게 가라앉은 데다 코가 막혀 있어 곧바로 자가 키트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두 줄이 떴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어 병원에서 시행한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 반응에 따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어디서, 어떠한 경로를 통해 감염되었는지는 알 방도가 없었다. 그저 양성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의사 선생님께선 '잘 쉬고, 처방약 잘 챙겨 먹으면 괜찮을 겁니다'란 말로 나를 안심시켰다. 최근 재택근무를 하면서 누굴 만날 일도 없을뿐더러, 늘 조심한다고 했는데 사람 인생이 마음처럼 되지는 않는 듯하다. 어쨌든 걸린 건 걸린 거고, 그렇게 일주일 간의 격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가 확진 판정을 받음으로써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게 하였다. "나 때문에 양성이 나오면 어떡하지"란 생각 때문에 하루 종일 괴로움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다행히 음성 결과를 들었지만, 며칠 후 양성이 될 수도 있으므로 마음을 놓을 순 없다.
현재 겪고 있는 증상을 설명하자면, 잔기침이 멈추지 않고 목에 이물감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코가 막혔고, 콧물이 흐르며 약간의 미열이 있는 상태다. 대부분의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따른 확진자들이 인후통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직 그런 상태는 아니다. 아마도 오늘과 내일이 고비가 될 것 같다.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게 만들지만, 아무런 문제와 증상이 없다면 홀가분할 것 같단 생각도 한편에 존재하기도 한다. 시기의 문제일 뿐, 사회생활을 하는 만큼 (조심한다고 해도)언젠가 확진 판정을 받을 거란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런데도 새벽부터 오전까지 감정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너무나도 괴로운 나머지 도무지 무얼 할 수가 없었다. 새벽에 여러 번 잠에 깨 선잠에 들었다. 그러다 다시 잠에 들지 못하여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를 마치고, 고통스러운 상태의 굴레 속으로 틈입하였다. 그러길 반복하다, 몸과 마음이 힘듦 속에서 이겨내진 못해도 버텨내야겠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무거운 몸을 가눈 뒤 지저분한 방을 정리하였으며, 샤워도 했다. 좋아하는 책을 조금 읽으려 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는 게 무척이나 힘들었다. 하물며 글 쓰는 것도 어려웠다.
결국 정신을 차려야겠단 일념으로 배달 앱을 이용해 커피를 주문했다. 금세 대문 앞에 주문한 커피가 도착해 있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자 했다. 그 마음을 이어나가기 위한 목적으로 읽는 것에 이어 써야겠단 마음을 먹었다. 이 글은 그런 마음이 오롯이 담긴 처절함의 흔적이다. 적으면 조금이라도 괜찮아질 것 같았다. (몸은 괜찮지 않지만)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듯하다. 다음 주 격리가 풀리는 날까지 건강하게 잘 버텨낼 수 있었으면 한다. 이 봄이, 모두에게 안온함과 건강을 고이 건네는 계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