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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콩새 May 19. 2021

어릴때부터 나는 엉성한 아이였다.




어릴 때부터 저는 성하고 칠칠치 못한 아이였습니다. 무슨 일을 하면 늘 하나씩 빠트리면서 허점을 보이죠.

얼핏 보면 되게 차분하고 꼼꼼할 것 같지만 덤비고, 허둥대고, 해서 엄마가 늘 에구, 에구 하셨답니다. ㅎㅎ


어릴 때는 아침에 학교 갈 때 "다녀오겠습니다~"하고 문을 닫고 나가면 엄마가 한참 문 앞에 서계시죠.

곧 뭔가 빠트린 것이 생각나서 헐레벌떡 다시 달려들어오고 든요.

"엄마, 엄마, 저거요. 저거, 빨리, 빨리~~"하면서요.

아... 공부만 좀 하는 아이였지 다른 것에서는 완전 허점 투성이었답니다.


어른이 되어서요?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죠. 평생 고치지 못한다는 뜻 아니겠어요?

덜렁거리고 덤벼 치는 건 지금도 여전합니다.


오죽하면 저의 아들이 병원에서 흰 가운을 입은 엄마를 보면 위엄이 느껴져서 자기도 가끔 낯설다고 합니다.

집에서 보던 엄마가 아니라는 거죠.


저는 뭐 허점투성이의 제가 속상하거나 부끄럽지는 않답니다.

부끄러웠다면 고치려고 노력했겠죠.

물론 노력한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닐 테지만요. ㅎㅎㅎ


꼼꼼하지 못한 제 일상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며칠 전 점심시간에 또 국물을 옷에 흘렸죠. 칠칠맞게요. ㅎㅎㅎ


칠칠맞죠.

우리 직원들은 그러려니 합니다.

가끔 이러거든요. ㅎㅎ


씻는 방법도 맨날 직원 샘들이 알려주는데 저는 또 그걸 매번 잊어버리죠.


"원장님, 물 묻히지 마시고요. 바로 퐁퐁으로 문지르셔야 얼룩이 안 갑니다."

하. 하. 하.

시키는 대로 했더니 바로 깨끗해집니다.

점심시간에 얼른 씻고 말려 다시 입었답니다.



가끔?

아니 좀 자주~~ 일어나죠. ㅎ



얼마 전에는 출근했는데요.

구두 벗고 슬리퍼 바꿔 신으면서 보니까..

양말을 짝짝이 신고 출근했어요. 하. 하. 하.

저 진짜 덜렁대죠?




평상시 얼마나 꼼꼼하지 못하는지 느껴지시죠? ㅎㅎ

요즘 뭐 언발란스가 유행인데 뭐... 하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답니다.



이러는 제가 부끄럽지도 않고, 민망하지도 않아요.

제가 이런 덜렁대는 모습을 가졌다는 것이 오히려 고마울 때가 더 많답니다.

사라들이 편하게 생각해주거든요.

아마 제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여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흠 흠, 풉~~



요 며칠 좀 무거운 글을 쓰다 보니

오늘은 그냥 스치듯,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내용으로다가~~

우리 함께 웃어요.

그리고 언제인가 우리 만날 기회가 있을 때 정말 편하게 만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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