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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콩새 Feb 07. 2021

궁상 아닌 추억입니다.




 2020년은 1월부터 코로나 19로 인한 초 긴장상태로 보냈네요.



의료시설이다 보니 오는 환자를 반가워하는 것도 잠시 혹여 열이 있는 건 아닌지, 조금이라도 열이 있으면 코로나 접촉자는 아닐지 의심부터 하면서 맞이해야 했던,

그래서 스스로 마음이 죄송하고 힘들었던  몇 개월이었습니다.


지난해,
유달리 긴 장마와. 유달리 뜨거운 폭염과, 그 가운데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었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 가운데서 가장 잊지 못한 날들을 보냈을 듯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열심히 살아왔고, 열심히 이겨냈고, 열심히 맞받아 나가면서 견디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면 뭐 어때요?

열심히 살아왔으면 되죠.


참 추상적인 단어죠. 열심히라는 단어가.

어디까지가 열심히 일지.

나의 열심히 다른 사람에게도 열심히 느껴질지는 사실 모르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열심히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느낌과 긍정적인 느낌 모두 가지고 있어서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열심히라는 단어로 자신도 얽어매고 타인도 얽어매면서 평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열심히라는 단어는 결과로 판단 될 때도 있고 과정으로 판단될 때가 있지만 결과로 판단되는 확률이 좀 더 많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도 저는 이 신발을 보면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합니다.





개업 초기부터 신었던 진료실 신발입니다.

이 신발을 신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다녔는데..

이런 흔적을 주네요..


신발을 내려다볼 때마다 저는 훈장 같은 느낌이 들어서 뿌듯했답니다.


직원 선생님들이 새 신발을 사 왔길래 바꾸었습니다만.

한국에 와서 첫 개업 때부터 신었던 신발.


저한테는

겪어왔던 순간순간이고

살아왔던 시간들이고

최선을 다한 삶에 대한 흔적이고 보상이고 역사입니다.


아.....

그렇다고 제가 그렇게 궁상떠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냥 저 신발을 보면 뭔지 모르게 뿌듯했기 때문에 자꾸 꺼내보게 되는 거지요.


버리지 하고 있는 신발.

바리기 싫은 신발.

오늘의 추억은 신발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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