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박희도 시

박희도 시(詩) 28편 - 가을과 우산

‘아마도 우산을 든 채 난 가을에 또 한걸음 들어섰나 보다’

by 따뜻하게 박희도


가을과 우산

-박희도-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걷다가

나의 좁은 우산 품으로

작은 손님 한 마리 날아들었다

아마도 비를 피해

또한, 갑자기 불어온 차가운 바람을 피해

나에게로 숨어 온 것이겠지

좁고 하찮은 품이지만

잠시 나와 함께 있으며 쉬다 가주어도 좋아

오늘만큼은 내가 네 생명의 은인이겠구나


날아든 작은 손님조차 귀한,

비 내리는 이 날이 느껴졌단 것은

아마도 우산을 든 채 가을에 또 한걸음 들어섰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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