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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하게 박희도 Jan 21. 2022

박희도 일상 에세이 6편 - 어머니와 계곡

'어머니가 굳이 계곡 밑 슈퍼까지 내려가셔서'


어머니와 나는 친구같이 지낸다.


최근에 엄마와 얘기를 하다 계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가족은 수영장과 바다를 좋아하지 계곡을 즐기진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 옛날에 내가 어릴 적에


계곡에 가족들과 함께 놀러 갔을 때 엄마가 무척 울었었다고 한다. 


나는 놀라서 왜 울었었냐고 물어보았다. 


옛날에 우리 집은 여유롭지 않았다.


그래도 부모님의 노력으로 여행은 자주 갔었는데


계곡에 갔을 때 옆에 온 가족들을 문득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가족은 비싸 보이는 멋진 고무배를 가져왔었고 


어린 나는 한참 동안 물에 앉아 그 고무배를 쳐다보기만 했다고 한다.


엄마는 그 고무배가 있었다면, 네가 더 재밌게 놀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너무 마음이 아파 몰래 울었다고 한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생각해 보니 언젠가 계곡에 갔을 때


어머니가 굳이 계곡 밑 슈퍼까지 내려가셔서 


크진 않지만 바람을 넣어 타는 돌고래를 사 오시고는


텐트 옆에서 입으로 열심히 바람을 넣으셨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사무치는 이 얘기는 


아직 까지도 나를 종종 눈물 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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