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찐득거리는 길을 걷고만 있다.'
고백(苦白)
무엇을 위해 걸어가는 것일까
발이 푹푹 빠지면서도
어디선가 내가 빠져버릴 것이란 공포에도
난 줄곧 저 뒤
어느 따뜻한 마음의 길에서 벗어나
축축하고 차가운
이 찐득거리는 길을 걷고만 있다.
날 믿고 오던 사람들은
어두워 보이지 않는 것일까
아님 이미 나를 두고 저 뒤로 가버린 것일까
깊이 고민을 하는 동안에도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나의 발걸음은 더욱 깊은 심연으로
빠져갈 뿐이다.
어디선가 작은 불빛이라도 보이면
이제 그만 쉬어야지 생각이 들면서도
나의 축축한 이 마음 아픈 선택은
도저히 두고 갈 수가 없었다.
해가 뜨지 않는 어느 가시 덩굴 속에서
이리 찔리고 저리 찔리며
잠 한숨 제대로 잘 수 없는
어느 버려진듯한 청춘
난 매번 사랑을 외치면서도
이 어두운 외로움의 길에서
다시 질퍽거리며
이름 없는 길에서
손을 휘적거리며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