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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하게 박희도 Dec 11. 2023

박희도 시(詩) 40편 - 매달린 돌덩이

'돌들이 한참을 갈린 뒤에야 깨닫고 말았다.'


매달린 돌덩이


내 몸에

족쇄처럼 걸려있는

몇 개의 돌덩이


갈수록 그 돌덩이의 무게는 더해져

내 발걸음을 느리게 만들고

땅에 끌리며 날 자꾸만 멈춰 세웠다.


지금 끊어내도 그만이고,

또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끊어져 버릴 것을 알면서도


난 그 그리운 돌덩이들을

도저히 떨쳐낼 수가 없었다.


날 지켜주었고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아주 크고 무거운 돌


난 가끔 그 돌덩이들이 

날 괴롭고 힘들게 만들어도

평생 동안 끊어지지 않고

나와 함께 걷길 간절하게 바란다.


난 그 돌덩이들마저 

소중한 사랑이란 것을

돌들이 한참을 갈린 뒤에야 깨닫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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