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에는 긴 말을 담지 못하였지만 무척 보고 싶습니다.'
전보
한국은 어떠한가요.
많이 춥지는 아니할까요.
당신과 1만 키로나 떨어진 미국땅에서
문득 추운 바람에 생각이 나 전보를 보냅니다.
138년 만에 사라진다는 전보로
사랑한다는 부끄러운 말을
역시 나답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전보를 당신에게 보냅니다.
남들이 들으면 우스울 정도로
찰나의 시간이었지만
당신에게도 그 시간이 영겁의 시간이었을런지요.
어서 한국에 돌아가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면 참 좋겠습니다.
전보에는 긴 말을 담지 못하였지만
무척이나 보고 싶습니다.
PS. 전생이 있었다면, 138년 전 우리는 전보를 처음 보고 어떤 반응이었을까요.
사랑한다는 말을 더 빨리 전할 수 있어 지금처럼 즐거워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