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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Feb 07. 2018

나는 잠드는 데도 힘이 필요해

-수면제를 생각했던 밤


아직은 잠을 내려주지 않을 건가봐

해야 할 일을 했지만,

아직 하지 못한 일이 있어서 그런가봐


불빛을 가리고

소음을 외면하고

알람을 맞추고

그래도 안되겠으면 수면제를 먹는다는 사람들 생각도 해보고



한때는 그런 밤 있었는데

벽을 보면서 자도

반짝이는 그림자 놀이를 하던 밤


그래도 한 번 더 힘을 내서

심호흡 열 번-

눈을 감고 온 힘을 빼면


나쁜 말 할 사람 아무도 없고

긴장해야 할 목소리 이젠 안들려


거울도 비추지 않고 잠을 자고 있대

뾰족한 모서리도 가구들이 무사히 감싸 안아주고 있대



피를 타고 흐르는 위로의 농도

발끝에 퍼진 나른한 기운


이제 여기는 곱씹고 떠올리는 곳 아니라 아물고 차오르는 곳


잘 자, 자는 동안 푹 아물어

내일 다쳐서 돌아와도 이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니까

그때 다시 찾아주면 되는 거야

전설처럼 오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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